맛있는하루2009. 12. 8. 12:00
사각으로 만든 옹기.

지난 주말에 서울디자인페스티벌 2009를 보기 위해 코엑스를 찾았다.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은 미래를 이끌어 가는 국내외 디자이너들과 디자인 트렌드, 리더 브랜드들이 함께 만드는 디자인 프로모션 축제다. 이 행사를 통해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제시하는 것은 물론 디자인 기업에게는 비즈니스 교류의 장 역할까지 하고 있다.

서울디자인페스티벌 2009.

올해는 “맛을 위한 디자인”이란 전시 주제로 행사가 열렸는데 우리의 식문화 전반에서 디자이너들의 역할이 넓어지고 있는 만큼 적절한 시기에 어울리는 주제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멋스러운 음식 문화를 가지고 있음에도 이를 표현하는 방법은 자기 그릇에서 멜라민 그릇으로 퇴보한 상황이니 이를 다시금 돌아보는 올해 행사야 말로 진정 생활 가까이 있는 디자인인 셈이다.

전시장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맞이하는 것은 뜻밖에 소다. 바깥 쪽부터 보이긴 하는데 알록달록 제각각 다른 디자인인 소들은 전시장 구석구석마다 자리하고 있다. 2009 카우퍼레이드 코리아라는 내용으로 전시된 소들이다. 이 소들에 대해선 다음 글에 올릴 예정.




우리 그릇을 활용한 테이블.

아무대로 전시 주제가 “맛을 위한 디자인”인 만큼 우리의 자기와 놋그릇으로 꾸며둔 테이블 디자인을 먼저 보았다. 우리의 좌식 문화에 맞춘 테이블 구성이 어색하게 보였는데 아무래도 우리의 식생활이 좌식문화에서 벗어난 탓도 있어 보였고 오히려 너무 고급스러운 구성 때문에 거북스러웠다. 아무리 좋은 테이블에 식기가 있다 한들 거리감 있는 건 부담스럽다.


눕든 자든 생각대로 해.

CGV 씨네드쉐프 브랜드룸.

배상면주가의 브랜드룸. 술독에 빠질 거 같다.

각 기업들이 브랜드를 활용한 디자인 공간은 제법 볼만했다. 적어도 한번은 들어본 브랜드라서 그럴까 자사 브랜드에 대한 홍보효과를 노린 것인지 돈 냄새는 났다. 전시공간에 나름 머리를 써서 브랜드 명을 작고 강렬하게 붙여두었는데 브랜드 이미지와 어울려서 시각적인 즐거움은 확실히 줬다.

누비를 활용한 디자인.

통영시와 통영누비협회가 준비한 누비를 활용한 옷과 의자가 전시된 공간도 괜찮았다. 다만 여기서 개인적인 느낌은 우리가 디자인에 대해 가지고 있는 “한국적인 것”에 대한 편견이 너무 짙다는 점이다. 한국 디자이너들의 작품은 “누비=따뜻함”에서 벗어나지 않았고 외국 디자이너 작품은 누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고 있었다. 다르게 보면 용도를 모르는 무지함에서 나온 것일 수 있지만 편견에서 벗어난 창조였다.

김치냉장고에 쏙 들어가는 옹기.

장난스러운 밥풀 스티커.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을 표현한 그림들.

젓가락에 우리의 전래놀이들을 달았다.

접시, 숟가락, 아이용 테이블, 1회용 아이스크림 컵의 변신.

각 개별 부스는 일본의 “디자인 페스타” 행사장을 보는 듯 했다. 디자인 업체들과 개인 디자이너들이 주제에 제한을 받지 않는 다양한 작품들을 내 놓았다. 몇 개 눈에 띈 것들은 김치냉장고에 들어갈 수 있는 옹기, 하늘을 바라보며 누울 수 있는 사람 모양의 돗자리,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을 재미있게 표현한 그림들이었다. 이 외에도 괜찮은 디자인들이 많았고 물건에 따라선 바로 구매할 수도 있으니 일본의 디자인 페스타가 떠오를 수밖에.


전체적으로 부스의 규모가 매우 작고 주최 측이 일반적인 단체가 아닌 ㈜디자인하우스라는 점은 우리의 디자인 시장의 규모를 보여주는 듯 해 안타까운 점이 많은 페스티벌이었다. 보다 많은 기업들이 디자인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가진다면 이 행사도 커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공장에서 뿜어내는 연기가 티슈. 아껴야 할 것 같다.

주차금지 표지판이 여기도 있다. 그것도 현태준의 작품이라니.

디자인 페스타에서나 보던 행위예술.

네이버의 손글씨 전시장인데 벽 뒤의 손글씨는 잘 보이지도 않고 티셔츠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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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