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아프리카2010. 3. 10. 12:27
120년 넘게 공사가 계속되고 있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떠올리면 유명한 축구팀을 먼저 떠올리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바르셀로나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으니 바로 안토니오 가우디라는 건축가다. 그는 1883년부터 1926년, 전차에 치여 사망하기까지 바르셀로나 곳곳에 저택과 학교, 아파트, 공원, 성당 등의 인상적인 건물들을 남겼다.

스페인 여행을 준비하면서 여행 서적 외에 가우디의 스토리가 담겨 있는 책을 하나 탐독했을 만큼 바르셀로나를 이해하기 위해서 알아야 할 인물이기도 했다. 그가 바르셀로나에 남긴 건축물 중 카사 칼베트, 구엘 공원, 구엘 저택, 카사 바트요, 카사 밀라, 사그라다 파밀리아들을 둘러 보았는데 독창적인 그만의 건축 세계가 담겨 있는 건물들이라 네 번에 걸쳐 그에 대한 얘기를 하고자 한다.

현재 공사가 진행중인 "그리스도의 수난" 정면.

하의를 입고 있지 않는 그리스도 조각이 특이하다.

사각형의 글자를 보면 어느 방향으로 더해도 33이 나온다.

그의 마지막 작품이자 미완성 건물인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호세 마리아 보카베리야가 처음 계획을 했던 것으로 1881년 땅을 사 교구 건축가인 빌랴르에게 건축을 의뢰하면서 건축이 시작되었다. 빌랴르는 성당을 신고딕 양식으로 설계 하여 1882년 초석을 놓았지만 불화로 인해 1883년 가을에 가우디에게 인수하였고 가우디는 설계를 변경하여 새롭게 만들기 시작했다.

가우디의 설계도에 따르면 바깥 쪽으로 “그리스도의 탄생”, “그리스도의 수난”, “그리스도의 영광”이라는 3면의 장식과 각 면에 2개씩 짝을 이뤄 4개씩 있는 12개의 종탑을 세워 12제자를 나타내고, 면이 교차하는 가운데에는 중앙탑을 세우는 것이었다.

평생 크레인 없는 사진은 보기 어려울 듯 싶다.

"그리스도의 탄생" 조각들.

눈을 뗴기 어려울만큼 복잡하다.

형식의 예술이라고 여겨온 고딕 양식에 가우디는 새로운 시도로 생명력을 불어 넣고자 그만의 방식으로 기둥을 세우고 건물의 조그만 조각 하나하나까지 신경을 쓰는 등 다른 건물을 건축할 때 사용한 여러 형식들을 모두 동원하였다. 특히 건축물과 조각들의 역학구조를 이해하기 위해 사람의 뼈와 동식물 석고 모형을 만들어 건물의 압력이나 빛의 분산 등을 고려하고 이를 건축에 반영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가우디가 전차에 부딪혀 일찍 사망하는 바람에 가우디가 사망하기 전에 완성한 것은 지하성당과 후진, “탄생”의 정면 장식 뿐이고, “그리스도의 탄생”의 4개 종탑 가운데에서도 하나만이 완성되었다.

가우디가 사망한 뒤로 공사가 일시적으로 중단되기도 하였으며 1936년에는 내전으로 인해 가우디의 무덤이 파헤쳐지고 건축 관련 자료들이 사라져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내전 기간 동안에는 조각상들이 훼손되었고 심지어 탑마저 폭파될 뻔 했으나 민병들 덕분에 탈을 입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리스도의 탄생"쪽 정면.

구석구석 모든 조각이 경이롭다.

가우디만이 가능한 건축이 아닐까.

그가 살아있는 동안,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공사비 마련에도 애를 먹어 공사가 더 늦어진 원인이기도 했다. 헌금으로만 공사비를 마련해 건축이 매우 느리게 진행되어 가우디는 “건물이 언제 완성될 지 모른다. 그 이유는 그(하나님)가 서두르지 않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하는데 지금도“그리스도의 수난” 정면 장식이 공사 중에 있으니 언제 공사가 끝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현대 건축물이 빠르게 지어지고 있음에도 120년 넘게 공사가 계속 되고 있는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우리 생에 완공된 모습을 볼 수 없을지 모르는 경이로운 건축물로 남지 않을까 싶다.

성당의 내부. 나뭇가지 모양으로 압력을 분산했고 빛도 조화롭게 들어온다.

박물관으로 가면 가우디가 매달아 놓고 연구했던 것들을 볼 수 있다.

공사가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른다.

스팸 댓글이 늘어 로그인 한 사용자만 댓글을 허용하였습니다. 티스토리 아이디가 없으시면 방명록에 남겨주세요.^^
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