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2010. 4. 6. 15:11
가장 미국적인 카페, 엠파이어 다이너.

첼시의 갤러리를 둘러보기 위해 아침 일찍 아무것도 먹지 않고 길을 나섰다. 보통은 베이글이라도 먹고 나오지만 이날은 첼시의 엠파이어 다이너에서 브런치를 먹을 계획이었던 만큼 딱히 다른 건 먹지 않아도 되었다.

엠파이어 다이너는 24시간 오픈되어 있는 카페다. 주로 첼시 주변의 클럽에서 밤새 땀을 흘린 첼시족들이 밤샘작업을 한 주변의 뉴요커들이 야식을 먹는 곳이다. 가장 미국적인 모습의 식당의 모습이라고 보면 된다. 영화 <맨 인 블랙>과 우디 앨런이 나온 영화 <맨하탄>에도 등장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내게는 아주 맛있는 브런치를 먹을 수 있는 곳으로 각인되어 있다. 얼마 전 홍대 앞 비티프리티를 소개한 글에도 엠파이어 다이너에 대해 짧게 소개한 적도 있을 만큼 이곳의 브런치는 값이 싸면서 맛있다.

영화 <맨 인 불랙>과 <맨하탄>에 등장한 곳.

바에서 식사 중인 손님들이 많았다.

간단하게 즐기는 브런치.

길죽한 모양의 카페는 창가 쪽으로 마주 보는 테이블이 자리하고 있고 주방 쪽으로는 바 좌석이 길게 있어 외부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게 손님들이 많이 들어올 수 있다.

버터를 바른 바게뜨와 바나나 하나, 소시지 두 개가 나오는 브런치 메뉴는 매우 단출한 편. 다른 브런치 메뉴도 있지만 구성에서 크게 차이가 나진 않는다. 브런치에 나오는 바나나와 소시지야 어디서든 구해서 쓰니 그 맛의 차이가 크진 않는데 문제는 이 빵과 함께 나오는 커피 맛이다. 달콤한 크림을 바른 부드러운 바게뜨와 커피를 같이 먹으면 다른 게 필요 없을 만큼 맛이 조화롭다는 점이다. 아침에 커피를 계속 따라 마신 곳은 이 곳 밖에 없었으니 내 입맛에는 딱 맞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요시모토 나라의 전시가 열리고 있던 갤러리.

익숙한 그림을 보는 일도 좋다.

흡연의 위험을 묘사한 설치 미술.

큼직한 종이에 즉석복권 형태를 표현했다.

브런치를 먹고 챌시 갤러리를 돌아다녔다. 3월이라 해가 드는 곳을 빼곤 바람이 쌀쌀했고 거리는 썰렁했다.

챌시의 갤러리들은 다른 곳의 갤러리 거리와는 달리 갤러리라는 게 티가 전혀 나지 않는 편이다. 건물 앞에서 안을 들여다봐야 이 곳에서 전시가 열리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을 만큼 갤러리 주변은 조용하고 사람도 드문드문 보인다. 아마 갤러리들이 모여 있는 것을 모른다면 이 곳은 조용한 동네 같이 여겨질 정도다.

그렇게 발품을 팔며 하나씩 돌아다니다 갤러리 안으로 들어서면 뜻밖의 세계가 펼쳐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꼭 신천지를 발견한 느낌. 미술이나 디자인 쪽 일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첼시를 돌아다녀야 하는 이유는 분명한 듯 했다.

캐릭터가 인상적인 중국 작가의 작품.

송전탑이 있는 곳의 해지는 풍경과 닮았다.

각 방에 섹스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피규어로 표현해뒀다. 자세히 들여다 보지는 말 것.

LOVE 조형물을 본뜬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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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