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오세아니아2010. 5. 23. 09:51
이른 시간에 배를 타 해가 다 지지 않았다.

이번 방콕 여행은 회사에서 떠난 여행이다. 인원이 많지 않았음에도 다른 여행객들과 섞이지 않으려고 단독행사를 해달라고 요청해 그나마 번잡스러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일정이었고 다들 크게 불만을 가지지 않는 일행들인지라 여행은 순탄했다.

일행과 함께 했던 가이드는 딱 하나의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었는데 항상 제일 먼저 도착해 너무 한가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이다. 좋게 말하면 시간을 좋은 자리에 앉히려고 노력한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여행 중에 아까운 시간을 기다리다 버리는 것이었다. 디너 크루즈를 했을 때도 그랬다.

방콕에 도착한 날 저녁에 짜오프라야 프린세스 디너크루즈를 이용하기로 했다. 디너크루즈는 자리가 제일 중요하다며 출발시간보다 한 시간이나 이르게 리버시티 선착장에 내려다 주었다. 리버시티 선착장은 주변에 딱히 볼거리가 있는 곳이 아니다. 한 시간 동안 옆의 호텔이나 둘러보고 짜오프라야 강 옆에서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는 것 외엔 다른 걸 할 수 있는 게 전혀 없었다. 그냥 몇 컷의 사진을 찍다가 배 타기만을 기다려야 했다.

덕분에 크루즈 배 만은 정말 빨리 탈 수 있었다. 자리도 최상의 자리에 앉아 후다닥 뷔페를 즐길 수 있어 아주 좋았다. 특히 일행이 탔던 배는 모 학습지 회사의 단체 손님이 타기로 한 배라 매우 붐볐다. 한 시간의 기다림은 이럴 때 금방 잊혀져 버린다.


리버시티 선착장.

방콕 여행에서 빠지지 않는 코스인 디너 크루즈는 방콕의 중심을 흐르는 짜오프라야강에서 배를 타고 강변의 풍경을 구경하며 식사를 하는 코스다. 가격 대비해서 만족도가 높은 코스인데 아무래도 뷔페 식으로 나오는 식사를 하는데다가 보통 때는 하기 어려운 배 위에서의 식사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잠시나마 여행의 낭만을 즐기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가격 대비 괜찮은 식사.

패키지 여행을 오면 대부분 짜오프라야 프린세스 디너크루즈를 이용하게 되는데 가격이 비싸지 않으면서 식사도 웬만큼은 되는 정도였다. 식사하면서 같이 마신 맥주는 술 맛이 나긴 했는데 음료수에 가까워 머리만 아파왔다. 아무래도 맥주의 제조 방법이 의심스러울 정도였지만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 다른 음식들은 먹을 만한 편이었다.


강을 끼고 허름한 집들이 많다.


다른 곳에 있던 선착장.

왕궁과 에메랄드 사원이 보인다.

왓아룬사원.

식사를 하던 중에는 라이브 음악을 들려주었는데 어설프게 부르는 우리 노래들은 분위기 있다기 보다는 흥에 겨워서 부르는 노래 같았다. 식사도 끝내고 하늘이 조금씩 어두워오니 라이브 무대 주변에는 학습지 단체 학습지 손님들이 하나 둘 올라왔다. 나중엔 관광버스 안에서나 보던 모습이 배 위에 펼쳐지고 있었다. 짜오프라야 강을 지나던 배들과 강변에 있는 사람들이 다 쳐다볼 정도였으니 광란의 밤이 따로 없는 듯 싶었다. 분위기 있는 야경을 볼 수 있다는 말은 딴 동네 얘기인 듯, 무대만 보면서 웃고 있었다.

라이브를 부르던 가수.

다시 리버시티에 도착해 배에서 내리자 우리 가이드는 다시 서두르기 시작했다. 빨리 이동해야 단체 손님들보다 마사지샵에 빨리 간다고, 그래야 기다리지 않는다고.





되돌아 오면서 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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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