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오세아니아2010. 5. 25. 20:18
빌딩 앞에 있던 불상. 주변을 화려하게 꾸몄다.

어느덧 방콕 여행의 마지막 날을 맞았다. 전날까지는 새벽에 일어나 끌려 다니던 일정이었는데 마지막 날 만큼은 느긋했다. 호텔 로비에서 가이드와 만나는 시간이 10시라니 마냥 시간을 보내기엔 너무 아까운 일이었다. 잠 자러 온 것도 아닌데 시간을 죽이는 건 항공권 값 때문이라도 있을 수 없는 일. 그냥 호텔 주변이나 둘러 볼 생각으로 카메라를 들고 호텔을 벗어났다.

아마리 아트리움 호텔은 방콕의 번화한 상업지역인 뉴 펫부리 로드에 자리하고 있으니 조금만 걸어 나가면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시장이라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한쪽 방향으로 계속 걸었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 갔는데도 딱히 볼만한 것은 나오지 없었다. 보이는 거라곤 비슷한 옷차림을 하고 출근하는 사람들 뿐. 그 무리에서 카메라를 메고 한가하게 걷고 있는 내가 그 사람들에게 볼거리가 된 듯 했다.

길 가의 우체통.

뉴 펫부리 로드.

출근시간에는 버스전용차선이 운영된다.

버스 정류장의 개.

게다가 막상 혼자 길을 걸으니 두려운 기분이 들었다. 여행하면서 이런 기분이 든 적이 없었는데 몇 일 사이에 패키지에 길들여진 것일까? 아니면 그냥 떨어져 있다는 그런 단순한 이유일까? 자유여행을 두려워 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여행지의 막연한 두려움이 이런 기분 아닐까 싶었다.

뉴 펫부리 로드로는 제법 많은 차들이 지나다녔다. 가만 보니 도로 가장자리는 버스전용차선. 방콕에도 버스가 그렇게 많았던가. 버스 타고 한번 이동해볼까 싶었는데 지갑조차 가지고 나오질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지고 나온 10불짜리 지폐 하나가 주머니 속에 유일한 휴대품이었다.

길 가의 벤치에 광고가 어지럽게 붙어있다.

육교를 여러번 넘었는데 보이는 모습은 비슷.

가변차선 신호도 있다.

한참을 걷다 샛길로 잠깐 빠졌다가 큰 길로 나섰는데 아무리 걸어 다녀도 호텔 주변을 크게 벗어나지는 못했다. 제한된 시간에 가봐야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어서였다. 아침에 돌아다녀야겠다는 결정을 조금 일찍 내렸다면 버스라도 타고 움직였을 텐데 그러기엔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

철길을 따라 출근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제한속도 안내판.

아마리 아트리움 호텔의 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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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