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아프리카2010. 6. 16. 10:01
메스키타 뒷 편에 있는 꽃의 골목.

지금의 코르도바는 인구 30만의 조용한 도시다. 시가지를 따라 이동하면서 둘러봐도 그렇게 큰 도시같이 보이지 않지만 중세시대에는 인구 100만이 살던 대도시로 번영을 누린 도시였다. 유럽과 북아프리카 이슬람 왕국의 중심도시였던 코르도바는 이슬람교가 쇠락하기 시작하면서 함께 쇠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코르도바의 상징과도 같은 메스키타와 유대인 마을에는 번성 했던 시대의 흔적인 작게나마 남아 있어 이 둘을 함께 볼 겸 유대인 마을로 먼저 향했다.


무질서 하게 이어진 유대인 마을의 좁은 골목.

유대인 마을은 매우 좁은 길로 이뤄져 있어 베네치아의 거리를 걷는 듯한 복잡함에 시달렸다. 전체적인 구역이 넓지 않아 길을 헤매지는 않았지만 골목을 지날 때마다 지도를 보며 위치를 체크해야 했다.

골목이 만나는 지점에는 조그마한 식당이 하나쯤 자리하고 있어 식사를 할 겸 야외 식당 자리에 앉았다. 오렌지 나무 아래에 펼쳐둔 자리는 그늘이라 싸늘 했지만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여유 있는 식사를 즐기기엔 좋은 곳이었다. 거창한 음식을 먹지 않아 더 일상과도 같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이지 않나 싶다.

식당의 야외 테이블.

코르도바에서도 유대인 마을을 돌아다니다 보면 예쁜 화분과 꽃들로 꾸며진 집들을 제법 많이 보게 된다. 정성스럽게 조경을 한 안뜰인 파티오를 말하는데 코르도바의 많은 사람들이 파티오를 꾸미기 위해 정성을 기울인다고 한다. 지중해 섬에 있는 사람들이 하얀 페인트 칠로 집을 가꾸는 것과 비슷한 듯 했다.

메스키타에서 뒷 편의 길을 따라 가다 보면 사람 한 명이 지나갈만한 골목을 만날 수 있는데 이 곳이 꽃의 골목이라 불리는 곳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코스다. 골목은 흰색 벽으로 칠해진 벽을 따라 집집마다 예쁜 화분들을 내놓아 골목 입구에서 바라보면 사진을 찍지 않을 수 없는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는 데 골목이 좁아 차마 들어갈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유난히 많은 화분이 있는 꽃의 골목.

골목의 끝에 연인들이 키스라도 하고 있으면 잘 어울릴 듯한 아름다운 골목길. 지금은 당연히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이유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아무도 찾지 않을만한 골목길에 예쁘게 꾸민 집들을 보면 이들이 파티오를 정성스럽게 가꾸는 이유도 충분히 이해되는 듯 했다.



유대인 마을의 골목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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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