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아프리카2010. 6. 29. 13:33
스페인 고속도로에서 종종 보이는 소.

여행 계획을 잡을 때 그 지역에서 반드시 해야 할 것들을 미리 정리해 두고 길을 나서게 된다. 하지만 그렇게 계획을 잡고 준비를 해도 막상 여행을 하다 보면 일정에 맞지 않아서 또는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돌아서야 할 때도 많다.

세비야에서 플라멩고 공연을 안 본 게 그런 케이스다. 세비야 하면 당연히 플라멩고인데 타블라오에 앉아 플라멩고를 볼 수는 없었다. 전날 밤을 세서 운전하는 바람에 피로가 쌓여 늦은 시간에 하는 플라멩고 공연을 보기 쉽지 않았던 데다 가격도 만만찮아 짧은 고민 끝에 보지 않기로 했다.

그나마 이런 경우라면 다행스러운 일이다. 스스로가 일정과 취향에 따라 판단해 무엇을 안 봤는지는 알고 있으니 말이다.



세비야 대성당 주변 모습들.

문제는 다른 일에 신경을 쓰느라고 가야 할 곳을 아예 잊고 지나버린 경우다. 플라멩고야 저녁시간 대에 하는 거니 선택이 제한적이었지만 스페인 광장을 놓친 것은 두고두고 후회할 일이다.

스페인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고 싶은 리스트에 포함한 곳이었는데도 막상 세비야에선 생각지도 않고 있었다. 그렇다고 낮 시간대 시간이 부족했던 것도 아니다. 세비야 대성당, 알카사르, 자선병원, 산타크루즈 등 근처에 있는 것들을 다 보고도 시간이 남아 한가하게 카페에 앉아 겨울의 따뜻한 햇볕을 쬐고 있었는데 걸어서 10분도 걸리지 않는 스페인 광장은 아예 잊고 있었다.



오렌지 중정 앞의 골목으로 들어가 빠에야와 피자를 먹었다.

세비야를 떠나 고속도로을 한참이나 달리던 중 떠올랐지만 후회해본들 달리 다른 방법이 없다. 스페인에서 다른 볼거리들은 많고 시간은 부족하니. 이럴 땐 그냥 햇볕을 즐기던 기분 좋은 한 때를 떠올리는 게 가장 속 편한 일이다. 다시 세비야를 찾기 되면 빼놓지 않고 플라멩고 공연과 스페인 광장을 찾을 수 밖엔.


산타 크루스 거리.

상점이 밀집된 거리.

신나는 음악을 연주 중.

마에스트란사 투우장.

길을 달리다 보면 흔하게 보이는 올리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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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