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하루2010. 7. 27. 07:30
억새가 산굼부리를 덮고 있다.

정확히 11년만에 다시 찾은 산굼부리. 11년도 오래된 세월인지, 그때 찾았던 기억이 별로 없는 추억 조차 없는 곳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산굼부리 입구도 기억나지 않고 억새 밭도 기억나지 않지만 산굼부리 분화구만큼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변하지 않은 듯싶어 보여 왠지 모를 반가움이 느껴졌다.

산굼부리는 우리나라에 하나 뿐인 마르형 분화구를 하고 있다. 화산 활동 초기에 단시간동안 약한 폭팔만 일어나고 활동이 중지되면서 분화구 주변이 낮은 언덕을 이루는 형태의 분화구가 되었다. 분화구의 가운데는 주변 평지보다 100m 가량 낮게 형성되어 있으니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모습을 지닌 화산이다.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산굼부리의 분화구.

분화구를 보니 문득 그 생각이 떠오른다. 얼마 전 1박2일에서 이 분화구에다 김치찌개를 끓이면 어떨까 했던, 스쳐 지나가면서 나온 말이었는데 웃음이 나오면서도 황당한 말로 다가왔다. 산굼부리의 분화구는 깊이 100~146m. 지름이 동서 544m, 남북 450m로 찌개타령이나 하기에는 너무 크기 때문이다.

해발 400m 고지 밖에 안 되는 곳에 자리한 이 기생화산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한라산의 생성과 시기가 같은데다 분화구 모양 또한 백록담과 비슷한 모양새를 지녀 비교해 보는 것도 좋다.


산굼부리의 정상 부근.

산굼부리의 정상에 오르면 분화구 속이 빽빽하게 나무로 채워져 있어 넓은 공간임에도 그렇게 크거나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냥 분화구 아래로 뛰어 내리면 잔디처럼 푹신하게 받아줄 것만 같은 푸르름을 지니고 있다고 할까? 분화구 주변의 숲은 온대림, 난대림, 상록활엽수림, 낙엽활엽수림이 모두 뒤섞여 있어 숲으로써도 희귀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산굼부리로 오르는 길에는 산굼부리를 가릴 만큼 억새들이 높게 자라나 또 하나의 장관을 연출했다. 억새를 지나 언덕에 올라서면 시원한 바닷 바람과 함께 분화구의 모습이 한 눈에 펼쳐지는 산굼부리의 모습, 이번엔 오래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산굼부리로 오르는 길은 억새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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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