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빌딩 사이의 센트럴파크.

몇 일전 뉴욕의 센트럴파크 얘기를 하면서 국내에 있는 센트럴파크를 말한 적 있다. 경기도 동탄과 인천 송도에 이 센트럴파크가 있는데 인천에 있는 센트럴파크를 찾게 되었다.

원래 센트럴파크를 보기 위해 찾은 것은 아니고 센트럴파크역 바로 앞에 있는 트라이볼에서 백남준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어 전시회를 볼 목적으로 나서게 된 것이다.



세 개의 사발을 보는 듯한 트라이볼.

트라이볼은 인천세계도시축전을 기념해 지어진 건물로 건물 모양이 특이하게도 역쉘 구조로 지어졌다. 이름에도 건축물 뜻이 드러나 있듯 3개의 사발모양을 한 건물이라고 보면 된다. 아래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구조가 넓어지는 형태인데 건축하기 무척 까다롭게 지어졌다고 한다. 게다가 가로 80m, 세로 40m 가량의 사각형 수변 공간을 만들고 그 가운데 트라이볼을 지어 건물이 물위에 떠 있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건물 밖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입하고 안으로 들어가는 길.

이 독특한 건물의 준공 기념으로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인 백남준의 전시회가 열렸다. 입장권을 밖에서 구입해 들어가는데 트라이볼로 향하는 물 위의 좁다란 길을 걸으면 묘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꼭 다른 세계로 넘어가는 길 같은데 헛디디면 물로 쏙 빠질 수 있다.



트라이볼의 하부. 물 위에 지어진 듯 하다.

전시는 백남준의 1960년대 초기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의 작품들로 2점의 대형 비디오 작품과 10여점의 비디오 조각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대형 비디오 작품이 많지 않아 아쉬웠지만 166개의 TV를 사용한 <거북>은 트라이볼의 전시공간과 잘 어울려 작품도 건물도 잘 살아나는 듯 했다.

외관에서 짐작하듯 건물 내부가 넓지는 않았다. 공간 활용 측면에선 확실히 비효율적인 건물인데 전시 공간으로썬 꽤 맘에 들었다.



넓은 공원이라 마음 편해진다.

30여분 가량을 둘러보고 트라이볼 출구 쪽으로 나오니 센트럴파크의 산책로와 연결이 되었다. 이왕 발걸음을 나선 김에 센트럴파크 전체를 둘러볼 생각을 하고 시계 반대 방향으로 한적한 길을 걷기 시작했다.

40만㎡ 규모로 조성된 센트럴파크는 동고서저와 강으로 대변되는 한반도의 지형적인 특색을 반영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공원 가운데를 따라 유람선이 다닐 수 있을 만큼의 수로도 있는데 이 인공수로는 바닷물을 유입시켜 동에서 서로 흐르도록 해 강을 끼고 걷는 듯 했다. 바다 근처에 있는 지리적인 장점을 잘 활용한 셈이다.



공원에서 마주치는 아기자기한 조형물.

공원의 반대쪽까지 걷는 것은 그다지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차량이 다닐 수 있는 큰 길가를 벗어난 샛길도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조성한지 얼마 되지 않은 이유인지는 몰라도 그늘이 거의 없어 한여름에 찾을 만한 공간은 되지 못했다. 주변에 변변한 시설도 없어 물 하나 사먹을 매점이나 편의점이 없어 차를 타고 이동해서야 물을 사먹을 수 있었다.

송도에 빽빽이 건물이 들어서고 나면 이 곳 주민들에게 사랑 받는 휴식공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때쯤엔 수로를 따라 다니는 유람선에도 사람들이 가득찰지도.




다 만들어진 공원과 달리 건물들은 대부분 공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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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