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아프리카2010. 9. 1. 15:56
푸른 하늘 아래의 왕궁.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촬영금지라는 표시는 날벼락과도 같다. 알려진 여행지일수록 이런 표시를 많이 마주하는 편이다. 주로 유명한 여행지이면서 보존 문제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촬영 이미지를 줄여 희소성을 유지하기 위한 경우도 종종 있다.

형태를 보면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절대 촬영 금지, 플래시 사용 금지, 혹은 이런 부분을 적절히 고려하여 촬영을 할 수는 있으나 추가 요금을 내야 하는 곳까지 다양하다.

문제는 촬영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을 모른 체 비싼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서 이런 표시를 보면 허전하기 그지 없다. 꼭 촬영이 목적으로 찾은 것은 아니지만 눈으로만 기억하고 그 순간 감상으로만 하기에는 아쉬운 점이 많기 때문이다. 보면서 감동할지는 모르지만 나중에 돌아보면 사진이 없는 곳은 아무런 추억이 남지 않게 된다.



왕궁 앞의 오리엔테 광장.

마드리드에서 접했던 왕궁과 데스칼사스 레알레스 수도원은 아무런 추억이 없는 부류에 속한다. 오랜만에 사진을 정리하면서 추억을 더듬어 보았는데 왕궁 내부 모습이 도저히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다가 스스로 휴관일 이어서 못봤나보다 하는 순간 사진촬영을 할 수 없었던 기억이 생각났다.

그랬다. 마드리드의 왕궁은 사진촬영을 할 수 없었다. 떠오른 기억에 의하면 왕궁 내부를 둘러보고 아쉬워서 기념품샵에 들러 왕궁 모습이 찍혀 있는 도록을 살까 고민을 한참 동안 하다가 내려놓고 나왔다.

그 일이 그렇게 오래 전 일이 아님에도 기억에 나지 않는다니 아무래도 사진촬영금지 탓이란 생각이 들었다. 절대 내 머리가 나빠서는 아닐 거다.^^;


왕궁 내에서는 사진촬영이 안 된다.

왕궁은 이전에 지어진 이슬람교도의 성채가 1734년에 화재로 소실되자, 고전주의 바로크 양식으로 새로 지어 1764년에 완공하였다. 지금 국왕은 마드리드 교외에 있는 사르수엘라 궁에 있기 때문에 왕궁에는 거주하지 않고 있으며 공식행사 외엔 공개된다.

왕궁 내에는 2800개나 되는 방이 있고 이 중 50개의 방만 일반인이 볼 수 있도록 해 두었다. 베르사유 궁전의 거울의 방을 모방한 왕자의 방과 가스파리니 홀, 만찬회장 등은 샹들리에와 금으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다. 물론 촬영은 안 되니 눈으로만 기억해야 한다.


왕궁 안의 아르메리아 광장.

왕궁에서 약간 떨어져 있는 데스칼사스 레알레스 수도원은 천장과 벽면이 프레스코화로 되어 있는 대계단으로 유명하다. 이 곳 역시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으나 미술품 등의 컬렉션이 있는 전시관은 촬영할 수 있다.


데스칼사스 레알레스 수도원의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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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