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2010. 10. 15. 16:10
수이렌누마에서 바라 본 핫코다산의 타카다오다케.

스카유온천을 나와 오이라세계류로 가는 길은 드라이브 코스로 멋진 길이다. 아니, 103번 국도 자체가 손색없는 드라이브 코스로 알려져 있는 곳이긴 하다.

하지만 그것은 가을 단풍이 지는 10월 중순 이후나 적합한 말일지 모른다. 푸르름이 그대로 남아있던 9월말의 이 길은 아름다운 풍경 대신 멀미를 피할 수 없는 길이었다.

도로가 좁은 편인데다 길이 워낙 꼬불꼬불한 산길이어서 차 안에서 휘청거리길 여러 차례 했더니 차 안은 멀미의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그러다 산을 거의 다 내려올 무렵에 잘 참고 있던 아이가 먼저 우유를 차 안에 뿜어냈다. 스카유온천에서 온천욕을 하고 나서 기분 좋게 먹었던 우유였는데 말도 못하고 얼마나 힘들게 참았을까 싶었다.

결국엔 차를 세우고 멀미도 누그러뜨릴 겸 차도 씻을 겸 세워야만 했다. 이 길을 지나올 땐 여유 있는 운전만이 멀미를 피하는 방법이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지고쿠누마.

멀미 나는 길에도 볼거리는 있었다. 많이 알려진 곳이 아니라서 그런지 별다른 이정표도 없던 연못 두 개다. 연못의 이름은 지고쿠누마와 수이렌누마.

지고쿠누마는 우리말로 하면 지옥연못이다. 뜨거운 물이 계속 솟아나와 연못 주변이 김으로 둘러 쌓여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특히 아침시간에는 물과 외부 온도 차이가 더 심해져 김이 더 선명하게 보인다.

스카유온천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라 지나가다 찾는 것은 어렵지 않은데 내리막길에 자리하고 있어 보고서도 어! 어! 하면서 지나칠 수 있는 곳인지라 이날은 지나쳐 벼렸고 다음날 지나갈 때 세워서 둘러볼 수 있었다. 연못에 손을 한 번 넣어볼까 했는데 지옥연못에 손을 담그기는 찜찜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어느 정도의 온도인지 알 수 없어 넣기가 꺼려졌다. 좀 소심하긴 했다.



핫코다산의 전망을 볼 수 있는 수이렌누마.

지고쿠누마에서 조금 더 가면 수이렌누마가 나온다. 우리말로 하면 수련연못인데 연못보단 핫코다산의 전체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 성격이 더 강한 곳이다. 가던 방향의 반대쪽에 주차를 할 수 있는 갓길이 쭉 있어 찾기는 어렵지 않다.

반대 쪽에 주차를 하고 다시 길을 건너 계단 쪽으로 스무 걸음쯤 걸으면 탁 트인 핫코다산의 전경을 바라볼 수 있다. 도로에선 전혀 보이지 않는 풍경인지라 아무것도 없을 거라 생각하고 그냥 지나칠 수도 있을만한 곳인데 별천지 세상이 펼쳐지는 곳이다.




핫코다산의 다섯개 봉우리가 모두 보인다.

수이렌누마 앞에는 핫코다산의 봉우리들을 설명한 지도 하나가 있고 연못 양쪽으로 핫코다산의 풍경을 볼 수 있게 공간을 마련해 두었다. 단풍이 한창일 때 보면 하나의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질 만한 전경이었다.

오이라세계류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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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