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2010. 10. 19. 11:53
도와다호에서 흘러 나가는 오이라세계류.

아오모리에서 핫코다산을 넘으면 엄청난 면적의 도와다호를 마주하게 된다. 아오모리현과 아키타현의 경계선에 있는 이 도와다호는 둘레만 44Km에 이를 정도로 크지만 호수에서 물이 흘러 나가는 길은 딱 한 곳뿐인데, 그곳이 오이라세계류로 불리는 계곡이다.

오이라세계류라 불리는 이름은 안쪽으로 갈수록 여울이 많다고 붙여졌으니 실제 모습을 잘 표현한 이름인 셈이다. 처음 들었을 땐 길고 생소해 여러 번 다른 걸 말하고는 했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입에 익어 편해졌다.

넓은 호수에 물길은 하나뿐이니 오이라세계류의 수량은 풍부하고 물살은 아주 빠른 편이다. 게다가 이 곳은 오랜 세월 동안 자연이 만들어 낸 원시림이 자리하고 있고, 크고 작은 폭포들이 줄을 지어 있어 자연경관을 즐기기에도 아주 좋은 곳이다. 일본인들이 교토에 이어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 2위로 꼽는 곳이 바로 오이라세계류이니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계곡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

네노쿠치부터 야케야마까지 이르는 오이라세계류의 길이는 총 14Km. 이 구간에는 일본 최고의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걸어 다니면서 둘러보는 사람들이 많다. 전체 코스는 4시간에 이르는 거리이지만 여러 코스가 있어 시간이나 체력에 따라 코스를 선택하면 되니 그렇게 부담스러운 곳은 아니다.

아이와 함꼐 한 여행이니 걸어다니면서 볼 수는 없는 일이고 중간 중간 주요 포인트만 내려서 구경할 생각으로 야케야마 쪽에서 네노쿠치 쪽으로 올라가는 길을 선택해서 이동했다. 핫코다산에서 내려오면 자연스레 이 코스가 된다.


미녀 산적이 숨어 살았다는 이시게도.

제일 먼저 차를 세운 곳은 이시게도. 옛날 오마츠라는 미녀 산적이 숨어 살았다는 전설적인 돌이 있는 곳으로 휴게소와 안내소가 있어 여행객들로 가장 많이 붐비는 곳이었다. 평일이었음에도 주차장에는 버스와 차량들로 얽혀 거의 끝자리에 가서 차를 세울 수 있었다.

이시게도 휴게소에 있는 오이라세계류 모형.

휴게소를 지나 내려간 이시게도 앞은 사람들이 많았다. 계곡 물에 한참 빠져있는 동안 여행객들은 이시게도 사진 촬영에 여념 없었다. 평평한 돌이 나무 사이에 걸려 있어 아래에 공간을 만들어 냈는데 실제 사람이 살았을 것 같지 않은 모습이었다.

차량으로 온 사람들은 보통 이곳에 주차를 한 다음 네노쿠치 쪽으로 올라가는 2시간반 코스를 선택한다고 한다. 걸어가고 싶은 마음은 가득하지만 아이를 데리고 산책로를 걷는다는 건 무모한 것 같아 다시 차로 이동했다.

다음 장소는 아슈라노나가레. 폭이 좁고 어느 정도의 경사도 있어 오이라세계류에서 가장 물살이 빠르게 흐르는 곳이라 여행객들이 사진 찍는 장소로 선호하는 곳이다. 하지만, 차로 어떻게 지나가다 보니 세울만한 자리가 딱히 보이질 않아 그냥 패스했다.^^;


높이 25m의 구모이노타키 폭포.

조금 더 올라가 세운 곳은 구모이노타키 폭포. 이곳은 그나마 버스가 서는 곳이라 세울 만한 자리가 나왔다. 오이라세계류에서 약간 벗어나 있는 폭포로 25m의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가 자연 그대로의 모습과 함께 어우러졌다.



시라이토노타키 앞에서 물구경.

다시 출발. 시라이토노타키 앞에서 잠깐 세웠다. 아슈라노나가레를 그냥 지나친 것도 아쉽고 해서 롤케이크 하나와 사과주스를 열어 잠깐의 시간을 즐겼다. 오이라세계류에서 돌아다니면 느낄 수 있는 거지만 대부분 지역이 해가 잘 들지 않을 정도로 숲으로 덮여있고 그 때문인지 땅은 습하고 음침한 기운이 감돌아 뭔가 한적하게 오래 먹고 싶다는 기분은 들지 않았다. 후다닥 먹고 다시 출발.

시라이토노타키 폭포.

단풍으로 물이 들면 아름다울 듯.

자연에서 즐기는 롤케이크.

마지막 장소인 조시오타키에 내렸다. 지금까지 본 폭포들이 계곡 옆에서 내려오는 것들이라면 조시오타키는 도와다 호수에서 흘러 내려오는 것이라 물소리 자체가 달랐다. 수량도 풍족해 그 기세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차로 볼만한 것들을 대충 봐서 그런지 조시오타키 폭포 앞에 서니 걸어서 오지 못한 게 많이 아쉬웠다. 시간이 되면 오이라세계류를 걸어보는 것이 훨씬 좋지 않을까 싶었다.


수량이 풍부한 조시오타키 폭포.

참고로 오이라세계류도 구경하기 좋은 시즌이 있다. 단풍은 10월 중순부터 하순이 절정으로 이 때는 찾아오는 인파가 많아 차량을 통제한다. 올해의 경우 10월30일~31일. 또한 트래킹 하는 사람들을 위해 야케야마, 이시게도, 네노쿠치 3곳에서는 짐을 목적지로 보낼 수 있으니 짐을 맡기고 편하게 걷는 것도 좋다.


단풍 시즌인 10월말이 걷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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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