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오세아니아2011. 1. 19. 10:25
스카이라인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면 퀸스타운이 한 눈에 보인다.

여행하다 보면 우리 아이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종종 보곤 한다. 물론 예쁘다는 한마디를 하면서 찍곤 하지만 아이 사진을 마구 찍어대는 걸 보면 한편으로 마음이 편치 않기도 하다. 아무래도 모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우리만의 문화 탓인지 그걸 드러내놓고 거부감을 내는 경우는 거의 보질 못했다.

퀸스타운의 전경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봅스 힐 전망대에서 아이 사진에 대한 문화적 차이가 드러나는 몇 가지 일을 겪었다. 봅스 힐은 스카이라인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는 곳으로 해발 790m 높이로 볼거리가 꽤 많은 곳이다.


곤돌라 타는 곳에 걸려 있는 국기들.


올라가는 경사가 매우 심한데 이 곳에도 양을 풀어 놓았다.



봅스 힐 정상에 도착.


#1 스카이라인 곤돌라는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보니 자연스레 아이들도 많았다. 그 중 우리 아이와 비슷한 개월 수의 다른 나라 아이가 있었다. 아이들은 말이 통하지 않아도 잘 어울리는 법. 눈 한 번 마주치더니 둘이서 여기저기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상대방 부모와 우리는 말도 통하지 않는 아이들이 신나게 놀고 있는 모습이 신기했는지 이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이 때까진 좋았다. 그 사이에 옆에 있던 관광객이 아이들 노는 모습을 찍으려고 하자 그 아이 엄마가 관광객에게 사진을 찍지 말라고 딱 잘라 말했다. 어찌나 단호하던지 옆에 있던 우리 부부마저도 무안해질 정도였다.

문제의 아이. 처음 봤는데도 잘 뛰어 논다.






전망대에서 본 퀸스타운.

#2 아내는 그런 모습을 보고 하나 배웠는지 써먹어야겠다고 마음 먹었나 보다.

전망대 구경을 끝내고 뒤 편의 테이블로 가서 느긋하게 번지점프 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옆에 다른 관광객이 아이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었는데 단호하게 NO! 라고 대답을 했다. 관광객이나 그런 모습이 익숙하지 않은 나 역시도 살짝 표정이 굳어져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지 않냐는 핀잔을 주었다.


전망대에 있는 게임기에 빠졌다.


전망대가 아니어도 볼거리가 많다.

#3 곤돌라를 타고 내려오고 난 뒤의 일이다. 날씨가 따뜻해서인지 공원에서 햇살을 쬐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분위기가 좋아, 한 켠에 자리를 잡고 앉아 아이와 놀아주었다.

바로 맞은 편, 한국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앉아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아이가 뛰어 노는 모습을 찍고 있었다. 대놓고 찍는 것도 아니고 슬쩍슬쩍 찍는데 오히려 더 거슬렸다. 얘기나 하고 찍으면 덜하기라고 할 텐데 말이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고 나니 카메라를 들이 대는 일이 매우 조심스러워졌다. 카메라로 원하는 걸 마음대로 담을 수는 있지만 사람은 마음대로 담을 수 있는 게 아니니 뷰파인더에 사람이 들어오는 순간부터 주의가 필요한 셈이다.

스카이라인 곤돌라 입구에 있는 키위 앤 버드라이프 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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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