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오세아니아2011. 3. 18. 16:14
퀸스타운에서 바라보는 와카티푸 호수.


와카티푸 호수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는 퀸스타운은 뉴질랜드에서도 꽤나 많이 알려진 도시다. 이름만 들으면 익숙한 지라 큰 도시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도시라고 부르기가 민망할 정도로 퀸스타운의 인구는 고작 1만5천명의 작은 규모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동네 혹은 마을인 셈이다.

도시의 중심도 그렇게 넓지 않은 편. 캠프 스트리트를 중심으로 상점가들이 밀집해 있어 끝에서 끝까지가 매우 가깝다. 지도를 다시 펼쳐보니 전날 묵었던 로빈 로드의 끝에서도 1Km를 넘기지 않는 거리에 상점가들이 모여 있었다.



봄이 찾아온 퀸스타운 순복음교회.

전날 밤거리를 거닐어 볼까 하면서 나왔다가 중심가가 보이지 않아 포기하고 되돌아 갔는데 되돌아 간 그 위치에서도 정말 몇 발자국 되지 않는 위치였던 것이다. 너무나 가깝다는 것을 알고 나니 허망하긴 했지만 밤에 보였던 것과 낮의 모습은 전혀 달랐다.

어쨌거나 아침식사를 마치고 나와 캠프 스트리트와 와카티푸 사이의 골목길을 지그재그로 무한왕복 하면서 걸어 다녔다. 오전 일정도 널널한 이유도 있었지만 캠프 스트리트 끝에 차를 주차한 덕에 지갑을 가지러 왕복하고 주차시간을 늘리느라 몇 차례 왕복한 탓이 컸다.


캠프 스트리트에서 보이는 스카이라인 곤돌라.



포근한 분위기의 퀸스타운 상점가.

그래도 여행을 시작한 이후에 가장 포근한 날이어서 걷는 발걸음이 무겁지는 않았다. 느긋하게 아이 손을 잡고 길을 따라 해를 쬐고 있는 것 자체로도 여행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공원과 호숫가에도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다른 도시들에 비해서 눈에 많이 들어왔다. 그런 사람들 사이에 앉아 상점들이 문들 여는 모습, 식당들이 테이블을 내놓는 모습들을 보고 있자니 여행을 온 것이 아니라 집 앞에 산책을 나온 듯한 기분마저 들었다. 길에 보이는 사람들도 여행객들이 아니라 동네 주민들 같다고나 할까?









와카티푸 호수의 한적한 풍경.

거리 전체를 비추는 따뜻한 햇살, 그 햇살을 받으면서 활짝 핀 꽃들, 호수 위를 거니는 오리들까지 모든 게 그저 조화로워 보였다. 이런 곳에 살면 비좁은 도시에서 살면서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할 것만 같았다.

여왕의 도시라 불리는 퀸스타운이 골드러시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지만 그냥 있어도 밝고 편안한 도시에 알맞게 붙여진 이름이 아닌가 싶었다.


맑고 깨끗한 와카티푸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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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