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오세아니아2011. 7. 4. 10:47
밀포드 사운드 로드에는 괜찮은 피크닉 장소가 많다.
 

캠퍼밴 여행의 묘미는 역시 캠퍼밴에서 먹는 점심식사다. 매일 같이 먹었던 점심식사들이 하나 같이 기억에 남는 이유도 멋진 풍경을 바라보면서 즐기는 잊지 못할 식사였기 때문이다.

밀포드 사운드를 뒤로 하고 나오는 길은 때마침 점심 무렵. 다행스럽게도 밀포드 사운드 로드는 길 어디든 세워두고 먹어도 나무랄 것 없는 풍경을 지닌 곳이라 어디 세울까 결정만하면 되었다. 문득 떠오른 곳이 전날 들어가면서 들렀던 미러호 근처의 홀리데이 파크.

나무가 많은 길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탁 트인 평지가 드러나는 곳으로 밀포드 사운드 로드에 있던 홀리데이 파크 중 그나마 괜찮았던 곳이었다. 차를 세울 수 있는 곳도 드문드문 떨어져 있고 자연과 가까이 할 수 있어 마음에는 들었으나 대자연 가운데 홀로 숙박을 하기에는 두려움을 떨쳐낼 수 없어 돌려 나왔었다.




캠퍼밴을 세운 홀리데이 파크 주변 풍경. 

낮에 다시 들른 이 곳은 아름다운 그 자체였다. 길에서 200m쯤 들어왔을까. 강가 바로 옆에 테이블까지 놓여 있어 점심 한끼를 먹기에는 호화로울 만큼 좋은 자리에 차를 세웠다. 해도 잘 드는 곳이라 샌드 플라이도 없고 조용한데다 강도 있어 잠깐 놀다 가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바람이 조금 쌀쌀한 게 겨우 잡은 흠이었다.

일단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식사를 먼저 준비했다. 가스를 열고 캠퍼밴에서 조리한 음식을 하나 둘 밖의 테이블에 내려 놓았다. 점심이라 몇 가지 반찬에 라면 하나 뚝딱 끓여 차린 게 고작이었지만 어찌나 맛이 좋던지 금새 먹어 치웠다. 식사를 하는 동안 두어대 가량의 캠퍼밴이 홀리데이 파크 안에 들어왔지만 워낙 공간이 넓은 곳이라 눈조차 마주할 일이 없었다.


오늘의 점심은 이곳으로 당첨. 

식사를 끝낸 다음 아이를 데리고 강으로 내려갔다. 쌀쌀한 날씨여서 물장난 한번 못 치게 했는데 이곳에선 그럴 필요가 없는 듯 했다. 해도 따뜻하게 비추고 물도 동네 개울 수준의 수량이 흐르는 곳이라 위험해 보이지도 않았다. 그리고 얼음에서 흘러 내려온 물줄기를 한 번 만져보면 또 다른 경험이 되지 않을까 막연한 기대 때문이었다.

살짝 놀라는 아이 표정이 무척이나 예뻐 보였다. 대자연 아래에서 보내는 이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기억이나 했으면 좋겠다.



점심식사 후에 찾은 미러호. 




수량이 많지 않아 제대로 비추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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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