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2009. 9. 2. 08:55
라스베가스 하면 떠오르는 카지노.

팜스프링스에서 예상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서 라스베가스까지 갈 일이 걱정스러웠다. 쉬지 않고 가야 5시간. 어쩔 수 있으랴. 집중해서 운전하고 가는 방법 외엔 다른 방법이 없었다. 고속도로를 타서 LA로 이동, 다시 라스베가스 방향으로 고속도로를 갈아 탔다. 때마침 퇴근시간이어서 엄청난 차량 틈에서 시간이 훌쩍 지나 버렸다. 러시아워는 한 시간쯤이었지만 운전을 혼자서 해야 했기 때문에 그 한 시간이 보통 피곤한 정도가 아니었다.

어둠이 짙게 깔려 길 외에는 아무 것도 없는 고속도로,
줄을 길게 늘어선 큰 트럭들,
우리나라와 다른 개념의 휴게소,
결제한 호텔의 도착시간...

운전하면서 신경 쓰이는 일은 하나 둘이 아니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길이었다면 그냥 휴게소에서 차를 세워두고 2, 3시간 피곤한 만큼 자면 그만인데 그럴 수 없었기에 운전하는 방법 외엔 없었다. 고속도로 주변의 풍경도 구경하면 덜 지루했을 텐데 보이는 건 어둠뿐이었다.

화려한 라스베가스의 호텔들.

미라지호텔과 호텔 앞 분수.

정해진 시간이 되면 미라지호텔의 분수가 화산 폭팔을 재연한다.

라스베가스에 거의 도착할 무렵. 2차선 고속도로를 휘 젖는 승용차 한대가 있었다. 두 개의 차선을 왔다 갔다 하더니 고속도로를 아예 막아 섰다. 젠장, 별 이상한 애들이 가던 길까지 막네. 힘들어 죽겠는데. 욕이 나오는 상황에서 그렇게 고속도로에서 10여분을 다시 서 있었다. 알고 보니 사고 정리 때문에 길을 아예 막았던 것이었다. 물론 그 차는 경찰차였다.ㅡㅡ;



거리 어느 곳이든 화려하고 자극적인 간판들이 들어왔다.

어둠 속에서 조명과 네온이 가득한 라스베가스 건물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다. 반갑기도 하고 멋있기도 한 건물들… 각자 나름대로 특색을 가지고 있는 호텔들을 지나다보니 정말 라스베가스에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묵기로 한 호텔은 서커스 서커스 호텔. 넓은 호텔에서 겨우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체크인을 하러 갔다. 근데 이 체크인 창구에 앉아 있는 이 사람. 인상이 썩 좋지 않더니 대박을 터뜨렸다. 카드키를 만들어야 하는데 잘 되지 않더니 자리에 있던 공카드 100여장을 쓰레기통으로 집어 던졌다. 성깔도 보통이 아니거니와 고객 앞에서 어떻게 저럴 수 있는지 참 어이가 없었다. 호텔 첫 인상이 구겨져서인지 호텔이나 카지노 모두 맘에 들지 않았다. 여기서 2박할 일이 끔찍스러웠다.

주섬주섬 정리하고 예약해둔 O쇼 티켓을 찾기 위해 벨라지오 호텔로 향했다. 사실 이날 벨라지오를 간 게 참지 못하고 지르게 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벨라지오로 들어간 순간 서커스 서커스 호텔과 엄청난 차이를 느꼈다. 비교체험 극과 극이라고 할까. 어쩜 이렇게 호텔이 다를 수가 있는지. 금액 차이만 해도 4배 가까지 났다. 하지만 금액 차이가 호텔 수준의 차이를 누를 수 없을 정도로 심해서 끝내 다음날은 벨라지오에서 1박 하기로 결정. 예상 외의 비용이었지만 라스베가스까지 왔는데 도저히 참을 수가 없는 결정이었다.

한때 라스베가스 최고의 호텔이었던 Caesars Palace, 지금은 Bellagio다.

에펠탑 모형으로 눈에 들어오는 발리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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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