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2009. 9. 15. 08:33
근처에 가면 물보라가 심하다.

동부 여행을 하면서 나이아가라를 꼭 가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한번 구경은 하고 싶지만 폭포가 크다고 해서 안보면 안된다는 것까진 아니었다. 뉴욕에 비행기가 내리고 나면 시간이 밤시간이고 악명 높은 뉴욕 호텔비용을 줄이기 위해 밤새 자지 않고 갈만한 곳을 찾다 보니 뉴욕에서 차로 9시간 걸리는 나이아가라가 딱 맞는 여행지였을 뿐이었다. 물론 돌아올 때도 밤을 새워서 돌아오는 일정으로 잡았다.

밤을 새워 운전해 도착해서 호텔 비용도 줄이고 여행시간도 줄였지만 나이아가라에 도착했을 쯤에는 온몸이 초췌한 상태 그 자체였다. 나이아가라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정말 보여주기 싫을 정도의 끔찍한 모습이다. 누가 한국인이냐고 물어봤는데 한국인이 아니라고 대답했을 정도라면 짐작되지 않을까. 뜬금없긴 하지만 사람은 역시 잠을 자야 한다. 아니, 씻고라도 해야 한다.

캐나다폭포. 모양이 말발굽처럼 생겼고 가장 크다.

미국폭포. 크기가 작다.

눈 앞에서 엄창난 양의 물이 떨어지는 걸 볼 수 있다.

나이아가라 폭포를 구경하기 위해서 미국 쪽에서 구경할 수도 있지만 제대로 보기에는 캐나다 쪽에서 보는 게 좋다는 말만 믿고 국경을 넘었다. 국경을 넘어 캐나다 쪽으로 왔는데 관광지답게 주차할만한 곳이 딱히 없었다. 사람들은 구경하는 쪽은 폭포가 떨어지는 곳에 있는 전망대와 인어아가씨호를 타기 위한 선착장이 있는 쪽에 몰려 있어 숙박하려고 한 호텔에 미리 주차를 하고 다시 폭포로 내려왔다.

전망대로 걸어가는 동안 이미 나이아가라의 물보라를 맛보고 있었다. 막상 전망대로 가 위에서 내려다 본 폭포는 역시 그냥 폭포였다. 시끄럽게 떨어지는 물소리, 폭포가 일으켜내는 물보라가 나이아가라 폭포임을 증명해 주었을 뿐 다른 건 없었다. 그냥 크구나, 라는 감탄만 머리 속에서 맴돌았다. 오히려 폭포가 떨어지는 모습보다 떨어지기 직전의 엄청난 수량의 강물이 더 장관이었다. 큰 넓이의 강폭임에도 많은 물들이 끊임없이 밀려오는 걸 보면 넋을 높고 바라보기 딱 좋았다. 역시 물구경, 불구경은 재미있다.

나이아가라 폭포 전체를 보려면 스카일론 타워에서 내려다 보는 것도 좋은데 타워에 올라가는 일은 가급적 안하기로 해서 건너뛰었다. 대신 나이아가라 폭포를 즐기기에 좋은 인어아가씨호를 탔는데 이 얘기는 다음 글에 따로 올리려고 한다.

캐나다폭포에서 본 하류 쪽 모습.

나이아가라 근처에서 항상 보이는 스카일론 타워. 전망은 최고.

스팸 댓글이 늘어 로그인 한 사용자만 댓글을 허용하였습니다. 티스토리 아이디가 없으시면 방명록에 남겨주세요.^^
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