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2009. 10. 5. 12:30
알링턴 국립묘지에는 한국전쟁 희생자 묘역이 있다.

우리에게 묘지를 연상하라고 하면 도시를 벗어나 외곽에 있는 공동묘지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전설의 고향에 종종 등장하는 공포의 소재이니 꺼림직한 기분을 가지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그래서일까 우리나라에는 묘지를 관광코스로 꾸며놓거나 일상의 아주 가까운 곳에 묘지를 두는 경우는 별로 없다. 개인적으로도 연고가 없는 묘지를 가본 곳은 부산의 UN묘지와 광주의 5.18 묘역 뿐일 정도로 다가가기 어려운 장소이다.

하지만 외국으로 눈을 돌리면 묘지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공간의 가까이에 나란히 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마을 가운데 있는 묘지들이 흔한 편, 그리스에서도 집 옆에 나란히 하고 있는 묘지들을 봐왔고 파리의 경우에는 예술가들이 묻혀있는 묘지들이 오히려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을 정도로 묘지는 생활구역에 이웃하고 있다. 워싱턴에도 관광지로 소개되는 묘지가 있다.

캐네디의 묘.

캐네디의 묘, 첫번째 정차하는 곳인데다 유명해서인지 방문객들이 가장 많다.

무명용사의 묘.

한국전쟁 희생자 묘역. 투어모빌이 서는 곳이 아니라 그냥 지나쳤다.

알링턴 국립묘지인데 다른 곳도 아닌 이 곳을 찾은 이유는 많지만 핵심은 하나 뿐이다. 케네디의 묘가 있지만 그것보단 한국전쟁에 참여한 미국인들의 묘지가 있어서였다. 애국심이 투철해서 그런 건 아니지만 그냥 “우리 편”이라는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하는 방문이었다. 물론 엄청난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알링턴 국립묘지 투어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부분. 게다가 알링턴 국립묘지가 워싱턴에서 가장 늦게까지 개방하는 공공시설물이라는 점도 이 곳을 찾은 이유 중 하나였다.


위병교대식을 볼 수 있다.

알링턴 국립묘지는 20만명의 전몰자가 잠들어 있는 큰 규모라 묘지를 모두 둘러보기 위해서는 관광안내소에서 출발하는 투어모빌을 이용하는 방법이 좋다. 같은 코스를 계속 운행하므로 중간에 내려 다음 차를 타고 된다. 코스에서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곳은 케네디의 묘, 위병 교대식을 볼 수 있는 무병용사의 묘와 알링턴 하우스 정도다. 한국전쟁에 참가했던 미국인의 묘지는 무명용사의 묘로 가는 길가 오른쪽에 자리하고 있다.

이 곳에서 특별한 감흥을 얻을만한 것들은 없다. 다만 미국이 나라를 위해 희생한 희생자들의 유해를 끝까지 발굴해내서 국립묘지에 안장시키려는 노력들을 보면 애국심이 뭔가에 대한 답을 얻는 듯해 부러울 따름이다.

알링턴 하우스.

알링턴 하우스에서 내려다 보면 워싱턴 시내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국립묘지 투어에 이용되는 투어모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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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