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2009. 11. 11. 15:42
롬버드 스트리트를 내려오는 벤츠.

여행을 하다 보면 아름다운 길들을 만나는 경우가 많다. 담양의 메타세콰이어 길처럼 곧게 뻗은 길에 멋드러진 나무들이 있으면 당연히 예쁜 길이 되고 파리 상제리제처럼 탁 트인 거리에 양쪽으로 개선문과 루브르 같은 랜드마크가 있는 곳도 멋진 길이 되기도 한다. 뭐 아무 것도 없는 허허벌판의 도로도 때론 멋진 길이 될 수 있다. 길을 떠나는 게 여행이니 생소한 풍경의 길은 모두 아름다운 셈이다.

샌프란시스코에도 이런 길이 하나 있다. 워낙 유명한 곳이긴 하지만 러시안 힐에 있는 롬버드 스트리트가 그 길이다. 샌프란시스코를 얘기하면서 도심 가운데 있는 언덕을 계속 말했는데 이 곳이 바로 러시안 힐이라고 불리는 언덕이다. 그다지 높다고 볼만한 언덕은 아닌데 도시를 십자형으로 개발하다 보니 이상하게 높은 언덕을 직선으로 넘어가는 길이 생기게 되었다. 보통 이런 경우라면 언덕을 돌아가는 길을 만드는 게 정상인데 말이다.

길 사이사이에 있는 화단.

언덕 위에 오르면 전망이 뛰어나다.

그러다 보니 롬버드 스트리트에는 한 블록임에도 경사가 매우 심한 길을 만들어야 했고 이 길을 보완하기 위해 1920년에 5m 간격의 급커브 길을 설계했다고 한다. 단순히 급커브 길이었다면 이 길이 유명하지는 않았을 텐데 급커브 길을 만들면서 남는 공간에 화단을 만들어 나무와 꽃을 심어 빼놓을 수 없는 아름다운 길이 되었다.

좁은 길을 조심조심 내려오는 차들.

멀리 코잇 타워도 보인다.

이 곳은 관광객들이 다른 곳에 비해서 많지는 않다. 일단 언덕의 맨 꼭대기라 교통 편이 조금 불편한 탓인지 일부러 찾아서 오는 사람이 적은 듯 했다. 언덕의 아래에는 경찰이 약간의 교통정리는 해주지만 차량 통행이 많은 편인데다 사진 찍는 사람들로 인해 정신 없었다. 조심하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사고 날만한 장소니 사진 찍을 때 주의를 해야 한다.

롬버드 스트리트는 길 아래나 위에서 보는 전체 풍경도 예쁘지만 급커브 길 양쪽으로 있는 계단을 따라 조그만 화단이나 좁은 주차공간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주변 환경이 아름다워서일까 계단 옆으로 있는 집들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비싼 편에 속한다고 한다. 그 계단을 모두 올라 언덕 꼭대기에 서면 멀리 코잇 타워와 그 너머 바다까지 보이니 전망도 제법 좋은 편이다.

차이나 레스토랑의 외관이 독특하다.

피셔맨스 워프에서 본 클래식한 차.

투어 소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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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