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2009. 12. 3. 08:33
요세미티 국립공원에는 야생곰이 어슬렁거린다.

여행을 하다 보면 평상 시보다 많이 걷게 된다. 걸으면서 볼거리가 많으면 다리 아픈 것도 잊고 더 걷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런 날이 2~3일쯤 되다 보면 발에 물집이 잡히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다. 적어도 여행을 처음 떠날 때는 이런 일이 허다했다. 그러면 여행 4일째 쯤 되는 날부터는 제대로 걷지도 못할 정도가 되곤 한다. 오래 걷는 걸 즐기지 않는데 여행에서까지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게 몇 번의 여행이 지나고 나서는 여행에서는 가급적 느리게 걷는 것이라는 답을 얻었다. 적당히 돌아다니다가 힘들면 잠깐 카페에 들러 차 한잔 마시고 다시 걷는 조금은 한적한 여행을 즐기게 되었다. 여행 일정도 처음보단 적당히 짜서 깊게 즐기는 형태로 자연스레 바뀌게 되었다. 하지만 여행이 맘 먹은 대로 되지는 않는 법. 미러호를 가면서 적당한 그 걸음이 완전히 깨지게 되었다.

미러 호. 호수 위로 산이 거울처럼 보여야 하는데 물이 없다.

미러 호에서 나오던 길 중 오른쪽 길은 끝이 없는 산길.

모르는 길로 갔다간 낭패.

미러호는 요세미티 밸리에 있는 호수로 차량이 다닐 수 있는 도로에서 1.8Km 떨어져 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미러호는 이름 그대로 호수 너머로 테나야 케년이 자리하고 있는데 호수 물 위에 선명하게 산이 비쳐 아름다운 것으로 유명한 곳이다. 안볼 수는 없고 차를 근처 주차장에 주차하고 왕복을 한다고 생각하면 당연히 4Km 이내니 그렇게 무리는 아니라는 생각으로 미러호를 구경하러 들어갔다.

한 30여분 걸었을까. 미러호가 눈에 들어왔는데 이건 미러호가 아니라 가뭄이 든 호수였다. 영화 2012에서 주인공인 아이들을 데리고 캠핑을 갔는데 호수 있는 자리에 호수가 없는 그런 기분과 비슷했다. 호수에 물이 줄었으니 당연히 산이 비칠 리는 없다.

그렇게 다시 주차장으로 향했는데 조금 아쉬웠던 탓일까 왔던 길로 그대로 돌아가지 않고 지름길로 보였던 절벽 아래 길로 걸었다. 그게 큰 실수였다. 분명 30분이면 보여야 할 주차장은 보이지도 않고 계속 산길만 나오더니 끝내 캠핑장을 가로질러 되돌아 오는 엄청난 거리를 걷게 되었다. 지름길은 분명 맞았는데 나무들에 가려져 있으니 방향을 몰라 지나쳤던 것이다. 얼마나 지쳤는지 그 다음 포인트부턴 훑어보는 형태가 되었다.

도로에서도 보이는 요세미티 폭포.

요세미티 폭포 상단이 멀리 보인다.

요세미티 폭포 하단에 사람들이 가장 많다.

요세미티 폭포는 미국에서 가장 큰 낙차를 가진 폭포로 유명하다. 높이가 728m로 세계에서는 두 번째다. 높이는 매우 높지만 상단과 하단으로 나누어져 있어서 시각적으로는 그다지 높아 보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폭포를 보기 위해 가는 길에 곰 한 마리가 더 볼만했다. 길가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있는 곰은 사람과 아무런 벽이 없는데도 제 갈길 가기 바빠 보였다.

대장바위라는 뜻을 가진 엘 캐피탄. 2,271m의 높이.

엘 캐피탄 주변 풍경도 비슷하다.

요세미티 밸리 입구에 있는 엘 캐피탄은 요세미티 밸리를 들어올 때, 나갈 때마다 보면서 지나갔던 곳이다. 2,271m 높이로 계곡 아래에서는 1,071m 솟아있는 바위산으로 차이가 가장 높은 곳이다. 그냥 봤을 때 그다지 특색이 없어 아무래도 하프 돔에 비해선 관심이 적은 듯 했다.


요세미티는 구석구석을 구경하기엔 차가 좋다.

요세미티 폭포 근처에 있던 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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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