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2009. 12. 28. 11:30
라멘 스타디움에 있는 하카타 라멘 전문점 쇼다이다루마.

작년 이 맘때쯤이지 싶다. 뜬금없이 라멘이 먹고 싶어 홍대의 하카타분코를 찾았다. 가까운 곳에 라멘집도 생기긴 했지만 하카타분코는 국내에서 가장 일본적인 맛이 나는 라멘집이기 때문이다. 라멘의 종류도 2가지 밖에 없고 면도 일본에서 가져오고 일본인 주방장이 운영해서인지 라멘 맛 하나는 끝내주었다. 함께 갔던 일본인 선생님도 그 집의 라면 맛은 일본에서 먹는 맛과 같다고 말을 했으니 맛 하나는 인정받을 만한 곳이다.

그렇다고 해서 하카타분코를 자주 찾지는 않는 편이다. 라멘이라는 게 한번씩 미칠 듯 먹고 싶기도 하면서 한동안은 찾아서 먹고 싶은 맘이 없기도 한 음식이기도 하다. 돼지 뼈 육수의 느끼함은 견뎌낼 수 있는 느끼함에 속하지만 후유증이 제법 오래갔다. 한번 맛을 보고 나면 그 맛이 입 속에서 맴돌아서일까 어느 순간 다시 당겨 오는 맛이다.

커낼시티 1층에 있는 무대.

라멘 스타디움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라멘 그릇 모양으로 입구를 만들었다.

후쿠오카는 라멘으로 유명한 도시다. 보통 라멘으로 알고 있는 돼지 뼈 육수에 고기 고명을 얹어서 담백한 맛이 나는 것이 돈코츠 라멘인데 후쿠오카가 돈코츠 라멘의 원조인 셈이다. 그냥 하카타 라멘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일본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라멘 체인점인 이치란도 하카타식 라멘을 판매하는 체인이다. 밤거리를 돌아다니며 만나는 야타이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이 하카타 라멘이기도 하다.

그런 후쿠오카에서 일본 각자의 라멘 맛을 볼 수 있는 곳이 라멘 스타디움이다. 삿포로, 쿠루메, 오사카, 신슈, 도쿄, 기타규슈, 하카타를 대표하는 맛있는 라멘을 모두 모아둔 곳이다. 한번에 여덟 가지 맛을 볼 수 없어 하나만 맛보게 되는데 선택의 폭이 좁아지면 결국 하카타 라멘을 선택하게 된다. 어쩔 수 없는 중독성이기도 하고 하카타에서 하카타 라멘을 맛보는 게 당연한 듯 보이기 때문이다.

쇼다이다루마 줄이 가장 길다.

좁은 좌석에 라멘을 먹는 사람이 가득.

벽에 붙어있던 메뉴 안내판.

매운맛을 늘린 라멘. 느끼함이 전혀 없다.

특제소스와 콘을 넣은 라멘.

라멘 스타디움에서 하카타 라멘을 판매하는 곳은 하카타원조와 쇼다이다루마 두 곳. 그 중에 쇼다이다루마를 들렀다. 쇼다이다루마는 40년 넘게 라멘을 만들던 가게로 지금은 2대째 가업을 운영하는 주방장이 있는 곳이다. 매운맛을 늘린 라멘과 라멘을 느끼함을 줄여줄 옥수수가 포함된 라멘 두 가지를 맛보았다. 이치란에서 라멘을 주문할 때 매운맛에 3배 이상을 체크해서 주문하는 게 입맛에 그나마 적당하듯 라멘 맛은 매운 게 딱 좋았다. 매운 맛이 느끼한 돼지 뼈의 잡맛을 잡아준다고 할까.

라멘 스타디움의 흠이라면 오래 앉아서 느긋하게 먹을 수는 없다는 점이다. 라멘을 먹는 일본인들은 속도가 빠른데다 기다리는 줄까지 신경 쓰여서 맛을 보면 무조건 일어나야 맘이 편하다. 그래도 하카다 라멘 맛은 보았으니 만족하면서 나올 수는 있다.

커낼시티에서 가장 볼거리 많은 무지.

무지에 있는 카페 무지, 커낼시티에서 쉬기 좋은 곳.

라멘 스타디움 ラーメンスタジアム
주소 福岡県福岡市博多区住吉1-2
전화 092-282-2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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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