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2010. 1. 5. 09:17
하카타 라멘 체인점인 이치란 텐진점을 들렀다.

날씨가 추워지고 눈이 펑펑 내리니 따뜻한 국물이 더 생각나는 하루였다. 아무리 배가 불러도 쌀쌀한 바람을 잠깐이라도 맞고 나면 이치란의 라멘 국물을 먹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다자이후를 가려고 텐진의 미츠코시 백화점을 들렀다. 미츠코시 백화점에는 주변 도시로 이동할 수 있는 터미널이 있기 때문인데 아무 준비 없이 터미널을 온 탓일까 다자이후로 가기에는 시간이 애매했다. 멍하니 시간을 보내기도 그렇고 미츠코시 백화점 쇼핑에 나섰다.

미츠코시 백화점의 규모는 아주 큰 편이었다. 유명한 브랜드부터 일본의 처음 보는 브랜드까지 다양하게 있었지만 눈에 들어오는 건 GAP 정도 뿐이었다. 뭘 살 생각으로 온 것도 아니라서 시간을 때우다 아무 것도 사지는 못했다. 한참을 맴돌다 보니 배는 고파왔다. 무엇을 먹을까 하다 백화점 지하 식품가를 돌아다녔는데 먹고 싶은 음식은 없었다. 오히려 돌아다닐수록 뜨끈한 라멘 국물이 더 떠올랐다.



골목 안쪽이지만 줄이 길어 찾기는 쉽다.

줄 서 있는 김에 자판기에서 메뉴를 선택. 라멘+공기밥.

맛의 종류를 선택한 다음 다음 사람에게 패스.

이치란을 찾은 유명인들. 너무 많아서 쳐다보기 눈 아프다.

유명인들의 사인. 우리나라 식당에 있는 A4 사이즈 사인과 비교된다.

텐진 주변에는 맛있는 라멘집이 많이 몰려 있는 편이다. 그 가운데 백화점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이치란을 선택했다. 많고 많은 라멘집 중에 이치란을 선택한 이유는 일본 여행에서 흔하게 보이는 이 이치란이 하카타 라멘 체인점이라는 점이다. 적어도 후쿠오카에 있는 이치란에서 라멘 한 번 먹어주는 게 예의인 듯 했다.

이치란 텐진점은 골목 안 쪽에 자리하고 있었다. 가게 간판보다 긴 줄이 먼저 눈에 띄는 곳이라 골목 안쪽에 있었지만 찾기 어렵지는 않았다. 가게 입구에는 이치란을 다녀간 스타들의 사진과 싸인들을 모아 인쇄해둔 액자가 걸려 있었다. 워낙 유명한 곳이니 더 말하면 손만 아프다.

변함없는 독서실 스타일. 5석 모두 비었다.

책만 펼치면 독서실이지만 있을 건 다 있다.

이번에도 앞 손님 관찰. 라멘이 나오면 발을 내려준다.

매운맛 3배로 주문한 라멘. 느끼한 맛은 거의 없다.

텐진점은 2층 구조였다. 1층이나 2층이나 면적이 그렇게 넓지 않아 안 그래도 비좁아 보이는 내부가 더 비좁아 보였다. 주문은 이미 줄을 기다리면서 미리 해뒀다. 이치란에서는 매운 맛을 선택할 수 있어 3배 맛으로 주문한데다 그 정도 매운 맛이면 밥을 말아먹어도 괜찮을 듯 해 면대신 밥을 추가 주문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금방 나온 라멘은 느끼한 맛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입맛에 맞았다. 이제 라멘 맛을 알게 된 건가? 아니면 3배 매운 맛에 만족을 한 건가? 확실한 이유를 찾은 것은 아닌데 라멘도 맛있었고 그 라멘 국물에 말아먹는 밥도 맛있었다. 계란 하나 생으로 풀어 넣으면 딱 좋았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처음부터 이치란에서 라멘을 먹으려고 텐진을 찾은 것은 아니었지만 이치란이 하카타 라멘 맛을 음미하게 해 준 곳은 틀림없는 듯 하다.

미츠코시 백화점 1층에서 본 방송 촬영. 가면을 쓴 분이 몸개그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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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