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2010. 1. 8. 13:08
히타시 휴게소에서 팔던 녹차 제품.

일본에서의 렌터카 여행은 처음이다. 다른 곳을 여행할 땐 렌터카 여행을 즐기는 편인데 일본은 대중교통이 워낙 잘되어 있는 편인데다 운전방향이 반대라는 점 때문에 렌터카 이용을 꺼렸다.

큐슈의 경우는 조금 달랐다. 철도 기반의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긴 하지만 목적지까지의 편수가 많지 않았다. 아이와 함께 이동해야 하는데 시간에 쫓겨 행여 기차를 놓치거나 뛰어다녀야 하는 상황이라도 생기면 불편할 듯 싶었다. 고민 끝에 이번엔 렌터카 여행을 결정했다.

이왕 빌리는 거 한 번 타보고 싶었던 닛산의 큐브로 선택, 닛산렌트카 하카타역 지점에 예약까지 마쳤다.

눈 오는 길을 함께한 큐브.

렌터카를 빌리러 간 날은 후쿠오카에 약간의 눈발이 날렸다. 큰 짐을 끌고 눈 속을 헤치며 렌터카 지점에 도착해 별 무리없이 차 키를 받았다. 차를 빌려주면서 이런저런 조건에 대해 설명을 해 주는데 뭔가 많다. 보통 렌터카 빌릴 때 기본적인 내용인데도 상세한 설명을 해줬다. 빨리 가야 하는데.

차를 인수받고 운전석에 오르니 네비게이션 사용법이 궁금했다. 직원이 나와 목적지를 듣고 선 당황해 했다. 목적지는 유후인인데 그날 유후인 지역에 눈이 많이 온다고 체인을 가져가야 한다고 알려줬다. 게다가 그 지점에는 큐브에 맞는 체인도 없다고 다른 지점으로 가야 한단다. 그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한번도 사용 안 해본 체인인데 할 수 있을까 싶어 난처한 표정을 지었더니 직원이 체인하는 방법을 설명해 준다고 했다.(차에 직접 손대본 건 스페인에서 타이어가 펑크 나서 공구를 꺼내 직접 갈아본 적이 고작이다.)

방법이 없으니 다른 지점으로 가서 받아가기로 하고 근처 지점으로 이동. 큐브에 맞는 체인을 찾아 체인 하는 방법을 설명해줬다. 양복을 입고 앞 바퀴에 녹슨 체인을 감고 있는 모습이 “친절한 일본인”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았다. 한쪽 체인을 설명하면서 다 감았는데 사이즈가 맞지 않다고 새 체인을 꺼내 반대쪽에 다시 감는 걸 보여줬다. 거의 20분 가량을 했을까. 양복에 녹이 묻어 지저분해졌는데 불평 한 번 말하지 않았다. 정말 고맙다는 말 밖엔 할 말이 없었다.ㅡㅡ;

체인 감는 방법을 알았으니 출발했다. 제발 눈 오는 고속도로에서 체인을 감는 일이 안 생기길 바라면서 말이다.

히타시 휴게소까지는 눈이 내리지 않아 별 무리 없이 도착했다. 히타시 휴게소를 나오면서부터 눈이 앞을 가렸다. 경사도 제법 심한 구간이라 영동고속도로를 넘어가는 기분이었다.

어렵게 받은 체인은? 사용도 못했다. 눈이 막 내리기 시작한 때라 속도를 줄이니 미끄러질 정도는 아니었던 것이다. 체인을 하고 다니는 차들도 보이질 않았다. 운전하는 내내 긴장해서 빨리 목적지까지 가려고 사진도 한 장 못 찍었다.  다만 체인을 어렵게 받아서 설명까지 들었는데 써먹지도 못했으니 힘들게 안내해 준 직원의 노력에 더 미안해졌을 뿐이었다.

애플파이가 유명한 히타시 휴게소.

휴게소 건물 앞에서 팔던 햄버거 가게.

맛있게 먹었던 덴뿌라.

휴게소 편의점은 크지 않았다. 반대 편으로 자판기 코너가 주르륵.

징그럽게 보이는 드래곤 프랭크 소시지.

녹차 제품 중에서 고른 찰떡 아이스 비슷한 것. 녹차 맛이 정말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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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