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2010. 1. 13. 14:02
로쿠쇼구 우나기히메신사의 토리이.

눈 길의 고속도로를 지나 오느라 메바에소우 료칸에는 오후 4시쯤 되어서야 도착했다. 료칸으로 오는 길에 유후인의 거리를 한 번 차로 둘러보고 왔지만 다시 나가기에는 애매한 시간이었다. 저녁식사는 6시부터인데다 유후인에 있는 대부분 상점들은 5~6시 이전에 문을 닫아 버리기 때문이었다.

료칸 앞에서 내리는 눈이라도 좀 맞아볼 생각으로 료칸을 나갔다. 유후인 중심가에서 많이 벗어난 곳이라 딱히 볼만한 곳은 없는데 료칸에서 20m 정도 떨어진 곳에 조그만 신사가 하나 눈에 들어왔다.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가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생각지도 않았던 관광 스팟이었다.

이 신사는 유명한 관광지는 아니지만 유후인을 조금 광범위하게 소개한 안내책자에 나오는 로쿠쇼구 우나기히메신사였다. 유후인에서 관광코스를 운행하는 클래식 버스 투어에서도 들리게 되는 곳이었다. 예상치 않은 곳에서 반가운 사람을 만난 기분이랄까.

규모는 작지만 신사에서 볼 수 있는 건 모두 있다.

신사의 입구.

로쿠쇼구 우나기히메신사는 6명의 신을 모시고 있는 곳으로 유후다케도 신으로 모시고 있다고 한다.

느즈막한 시간에 눈까지 내려 신사에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신사를 들어가서 나올 때까지 쥐 한 마리도 마주치지 못했다. 작은 규모의 신사인데다 관리하는 사람 조차 없는 듯 했다. 신사 주변으로 연못이 있고 그 뒤로는 숲으로 둘러 쌓여 있어 싸늘한 공포감까지 더해서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차가운 눈이 얼굴에 닿으니 소름 돋는 기분이라고 할까. 들어갔으니 구경은 하는 거지만 혼자 머무르고 있기는 망설여지는 곳이었다.

신사의 한 쪽에는 나무의 밑 둥만 짤라 보관 중이어서 대충 눈으로만 훑어보고 지나갔는데 그 나무들은 수령 300년이 넘은 나무들이 1991년에 태풍으로 쓰러지자 밑 둥만 보관하고 있는 것이라 한다. 아무래도 비를 피해 나무에 칠을 해두고 보관 중인 걸 봐선 그 나무들도 신성시 되는 존재가 아닐까 싶다.

본당 사이의 연못에 나무다리가 놓여있었다. 다른 의미가 있을까.

조용한 신사 안에서 들리는 유일한 소리.

높은 나무들로 둘러 쌓여있다.


로쿠쇼구 우나기히메신사 六所宮-宇奈岐日女神社
주소 由布市湯布院町川上2220
전화 0977-84-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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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