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2010. 2. 8. 10:57
메인 요리인 소고기 닭고기 구이. 불판은 곡괭이.

호잔테이는 주변에 돌아다닐 만한 곳이 없어서인지 식사 시간 전까지 방에 딸린 노천온천에서 유유자적 시간을 보냈다. 뜨거운 온천에 몸을 담그는 것도 꽤나 체력을 요하는 일인지라 배는 금새 고파왔다. 기대되는 건 저녁에 나올 호잔테이 료칸의 가이세키 요리.

식당은 로비 옆에 딸려 있었다. 카운터 뒷 편이 주방이었으니 주방과 식당히 나란히 하고 있는 셈. 식당으로 들어서니 이미 식당 안에는 세 테이블이 자리하고 있었다. 우리를 포함하면 총 네 테이블. 식사 시간이 길었는데 다른 손님이 더 이상 드나들진 않았으니 네 테이블에 앉은 손님은 이날 료칸에 묵은 전체 손님인 듯 보였다. 별도로 분리된 방이 아닌데다 테이블 사이의 간격이 좁고 조명이 밝아서 다른 손님들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 때문에 들락거리는 일까지 있으니 불편한 점은 서로 마찬가지 아니었을까 싶다.

로비 옆에 있는 식당이 있으며 테이블 수는 6개.

기본 세팅이 되어 있는 음식들.

젓가락질 한 번에 다 먹은 샐러드.

말고기 육회. 자주 먹는 음식이 아니라 맛의 차이를 모르겠다.

별다른 맛이 안느껴진 스프.

소금이 붙어 있는 산천어구이. 통채로 먹는다고 하는데 살만 쏙 발라 먹었다.

호잔테이의 저녁 메인 요리로는 료칸에서 계속 맛보고 싶었던 분코 지방의 소고기가 나왔다. 지글지글 익혀서 먹으면 입에서 사르르 녹아버릴 것 같은 소고기였다. 소고기를 구워 먹을 불판은 특이하게도 곡괭이. 손잡이를 뚝 잘라내고 끝부분의 곡괭이만 올려 놓은 듯 했다. 이유가 따로 있을 듯 했는데 물어보질 않아서 모르겠지만 고기 맛은 역시 고기 맛이 났다. 많은 양이 나오지 않아서 유난히 료칸에서 먹는 소고기는 맛이 남다르게 느껴졌다.

나란히 같이 나온 말고기 육회는 매번 구이로 먹었던 것이라 회로는 먹은 기억이 나질 않는 메뉴였다. 말고기의 마블링이 워낙 좋아 모르고 먹었으면 소고기 육회로 착각했을 법한 색과 윤기가 흘렀다. 한 점 먹었더니 뜻밖에도 구이보다 훨씬 맛이 좋았다. 입을 싹 감싸는 고기의 육즙과 소스가 말고기에 대한 거부감을 싹 없애줬다. 졸지에 남은 육회는 모두 내 차지가 되었다.

다른 메뉴들도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 가끔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이 나올 때도 있는데 호잔테이에서 먹은 식사는 그런 음식이 전혀 없었다. 나오는 족족 먹기 좋은 음식들이어서 그릇을 싹 비웠고 조금씩 나왔지만 충분히 배도 부를만한 양이었다.

구이의 재료들. 소고기와 닭고기, 양파, 버섯, 당근, 고추가 나왔다.

기름이 예쁘게 흐르는 게 맛있다.

너무 부드러워 느끼했던 그라탕.

살짝 얼려 나온 과일 샤베트.

멸치가 올려진 밥과 향이 진한 미소시루.

디저트 과일. 종류는 5가지지만 양이 너무 적다.

아침식사도 맘에 들었다. 직접 만든 두부를 테이블에서 끓여가면서 먹을 수 있도록 해줬는데 두부를 좋아해서인지 두부 자체로는 맛있었다. 두부 위에 올려 먹는 소스가 단맛이 나서 두부와 조금 어울리진 않았다. 오히려 소스 없이 그냥 먹는 맛이 더 나은 듯 했다. 순두부 그냥 먹는 맛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푸짐하게 나온 아침식사.

밥 나오기 전에 죽이 나와 싹 비웠다.

끓고 있는 순두부.

아침에 먹기 좋은 샐러드.

식사 후에 나온 후식.

예쁜 잔에 나온 커피. 맛이 좋다.

료칸 가이세키 요리
  • 2010/01/19 메바에소 료칸의 가이세키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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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