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2010. 3. 16. 19:40
20가지 이상의 크림치즈를 선택할 수 있는 Ess a Bagle.

베이글이 맛있다고 느낀 것은 미국에서였다. 아무 것도 재료를 넣지 않은 플레인 베이글에 필라델피아 크림치즈를 잔뜩 발라 입 속으로 넣으면 고소하면서 쫄깃한 맛이 입에 가득 차면서 배가 든든해 지기 때문이다.

뉴욕에서 유명한 베이글 가게가 몇 곳 있다. 첼시의 Murray’s Bagle, 어퍼 웨스트 사이드의 H&H Bagle, 미드타운에 있는 Ess a Bagle 정도가 국내에 많이 소개된 베이글 가게로 꼽힌다. 그 외에도 입맛에 따라서는 맨하탄 곳곳에 있는 다른 베이글 가게를 좋아하는 분들도 있다.

세 군데 모두 방문을 해서 맛을 봤지만 그 중 입맛에 맞았던 곳이 Ess a Bagle이다. 뉴욕에서 지내는 다른 분들의 의견을 들으면 셋 중에서 H&H Bagle을 첫 번째로 꼽는 분들이 많았는데 입맛이라는 게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라 어느 곳이 더 맛있다고 하긴 그렇다. 맛있게 먹었던 걸로 따지면 뉴욕주의 어느 시골 던킨도너츠에서 배고플 때 먹었던 베이글이 손에 꼽을 수 있으니 말이다.

처음엔 눈에 안띄지만 나중엔 버스 안에서 졸다가도 눈에 띈다.

이런 날은 한산한 편.

뉴욕에서 여러 베이글 가게를 들러 맛을 모두 본 이후로는 거의 매일 이 곳만 들렀으니 단골인 셈이다. 처음에 “곤니치와” 하시던 종업원도 한국인인걸 알고서는 더 이상 일본어로 인사를 하지 않았다. 한국어로는 아직 인사할 줄 모르는 듯 영어로만 인사를 건냈다. 자갓 서베이로부터 베이글로 최고라는 평가를 받은데다 타임스퀘어에서 가까운 편이라 관광객이 많을 듯 하지만 Ess a Bagle의 손님은 대부분 뉴요커들이 차지하고 있다. 종종 일본인들이 여행책자를 보고 찾아오는 정도.

손님이 많은 날은 사람들로 북적.

베이글 가게이니 거의 아침시간에 찾아간 편이다. 가볍게 베이글 하나와 커피 한 잔 마시면 바쁜 아침식사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으니 자주 찾을 수 밖에 없었다. 어쩌다 아침에 못 들리게 될 것 같으면 저녁에 미리 들러 사가지고 들어간 적도 있었다.

Ess a Bagle은 여느 뉴욕 가게가 그렇듯 겉모습이 화려하거나 깔끔하지는 않다. 1976년에 문을 열어 34년 가량 되었지만 낡았다는 느낌도, 새롭다는 느낌도 들지 않는다. 그냥 평범하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면 긴 줄을 먼저 만나게 된다. 손님이 북적거리며 꾸준히 많은 편이지만 10여명 이상 기다리는 모습이 가끔 있고 그 외에는 잠깐 기다리면 바로 주문할 수 있는 정도다.

일단 베이글 빵을 고르고 베이글에 넣을 재료를 선택하면 된다. 다른 베이글 가게에 비해 좋은 점이 베이글 빨 종류가 다양하고 토핑할 수 있는 재료도 다양하다는 점이다. 그야말로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처음엔 좋아하는 연어나 참치, 토마토 등을 넣어서 먹어도 보았는데 아무래도 아침엔 플레인 베이글에 크림치즈 올려진 것이 최고.

베이글이 완성되어 나오면 계산을 하고 자리에 앉아 먹기만 하면 된다. 자리가 다른 베이글 가게보다는 많은 편이라 여유 있게 먹기도 좋은 편. 베이글과 커피를 먹으면서 바쁜 아침시간을 보내는 뉴요커들을 구경하거나 살짝 대화를 엿듣는 것도 이 곳만의 매력인 듯 하다.

플레인 베이글.

베이글 빵만 호밀로 바꿔 먹은 날.

Ess-a-Bagle
831 3rd Ave, New York, NY
212-980-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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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