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하루/맛집2010. 4. 16. 22:40
이천에서 생산된 쌀로 가마솥에 밥을 만들었다.

쌀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이 이천이다. 이천 쌀의 품질이 좋다 보니 밥이 찰 지고 맛있는 건 이미 누구나 알고 있는 공공연한 사실.

마트에서 이천 쌀을 사다 먹기도 하지만 이천에서 먹는 쌀밥집의 맛은 잊을 수 없어 종종 들리게 된다. 이천에 볼 일이 있어 가거나 강원도에서 서울로 오는 길엔 반드시 쌀밥집을 거치는 셈. 본의 아니게 이천 부근에서 차들이 막히는 이유도 있지만 이천을 지나가면서 쌀밥을 안 먹고 가는 건 뭔가 찝찝한 아쉬움이 남기 때문이다.

쌀밥집은 주로 이천 IC 주변으로 크고 유명한 집들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 편이다. 자주 들리는 집은 이 곳을 지나 설봉공원 쪽으로 가다 보면 기치미 고개에 자리하고 있는 가마솥이천쌀밥집으로 크게 유명하지는 않은 곳이다. 이 집이 맘에 드는 이유는 마당이 널찍한데다 약간 높은 지대에 있어 내려다보이는 마을 풍경이 좋아서이다. 물론 맛은 빼놓을 수 없지만.

밖에 있는 장독대.

주변의 한가로운 풍경도 좋다.

예전 모습과 많이 바뀌었다.

정말 오랜만에 들렀더니 쌀밥집은 예전과 다르게 수리되어 있었다. 어수선하던 예전의 건물들이 식당 건물답게 달려져 돈 냄새가 물씬 났다. 게다가 쌀밥 집 옆으로는 못 보던 아구 요리집도 들어서 있다니 많이 변했다.

가마솥이천쌀밥집은 서울의 대원각에서 15년간 음식을 전수받은 사장님이 운영하는 곳으로 직접 만든 된장이 메인이라고 할만큼 아주 맛있다. 자리에 앉으면 제일 먼저 된장찌개 재료들이 들어간 뚝배기를 테이블 가스 불 위에 올려준다. 끓이면서 한술 떠 먹는 된장찌개는 된장 본연의 맛은 물론이고 냉이 향이 올라와 일품이라 할 수 있다.


이 곳에서 직접 만든 된장으로 만든 찌개.

조금 있으면 1인용 가마솥에 갓 지어진 쌀밥과 함께 반찬들이 한상 차려진다. 쌀은 대포리의 홍씨 일가와 연간 계약을 해서 생산된 쌀을 사용해 원산지 표시가 아주 명확하다. 게다가 그 쌀을 돌솥이 아닌 가마솥에 지어 밥맛의 또 다른 차이를 만드는 듯 했다.

반찬은 푸짐한 편은 아니지만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 담백한 맛이 났다. 다른 지역의 한정식 집에 비하면 반찬 가지 수는 적은 편이라 골라먹는 재미는 덜한 편이지만 밥과 된장이 워낙 맛있으니 사실 다른 건 크게 중요하진 않았다.

밥을 다 먹고 나와서 조그마한 된장도 하나 사왔다. 쌀밥집 마당에 놓여진 장독대들을 보면 그곳에서 된장을 막 퍼 담은 듯한 유혹이 느껴져 사지 않을 수 없었다. 아마 사가지고 온 된장으로 끓이면 이 집 된장찌개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생각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봄철엔 맛있는 쌀밥과 된장, 나물만으로도 배부른 한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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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