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하루2010. 4. 22. 09:48
속초에서만 볼 수 있는 갯배.

아바이마을에 왔으니 갯배를 타는 것은 당연한 코스인 듯 했다.

갯배는 35명이 탈 수 있는 직사각형 모양의 바지선 형태로 양쪽의 나루를 쇠줄로 연결해 고리를 걸고 잡아당기면 이동이 되는 형태로 우리나라엔 이곳 아바이마을에서만 탈 수 있다.

가을동화에 나온 은서네 가게 앞 다리 아래로 들어가면 바로 갯배 타는 곳을 볼 수 있다. 일부러 찾으려 하지 않아도 쉽게 눈에 들어온다. 한 번 타는데 드는 비용은 단돈 200원. 별다른 티켓도 없고 줄도 아무렇게나 서 있어 어수선하지만 돈을 받는 아저씨에게 주고 타면 된다.

주말이라 정원 가득 사람들이 타 있다.

가까운 거리인데 갯배가 아니면 멀리 돌아가야 한다.

청호대교 아래.

갯배는 타는 사람이 끄는 것을 도와줘야 한다.

갯배를 타고 가는 곳은 건너의 중앙동. 폭이 정말 좁은 곳이라 거리는 가깝지만 차로는 한참을 돌아가야 하는 거리로 아바이마을에선 일상적인 교통수단인 셈이다. 손수레 200원, 자전거 200원이라 적혀 있는 갯배 요금표를 보니 주말에 찾아온 여행객들은 주민들의 생활에 민폐가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이미 관광지화 되어 여행객 돈을 긁어 모으는 아저씨의 표정만은 신난 듯 보였다.

1박2일에 소개된 갯배생선구이.

옆에 떨어져 있는 88생선구이.

갯배를 타고 반대쪽에 내리면 눈 앞의 생선구이 집과 마주하게 된다. 생선을 굽는 냄새에 이끌려 차마 지나갈 수 없는 갯배생선구이 집은 최근 1박2일에 소개되어 유명세를 치르는 중이었다. 생선구이란 게 맛의 차이가 큰 메뉴는 아니지만 여러 종류의 생선을 푸짐하게 맛볼 수 있는 것으로 소개된 바 있어 그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로 문 앞은 장사진이었다. 그 줄을 보면서 주민인듯한 아저씨들은 “특별한 것도 없는데 사람들이 많네”라며 한마디 날렸다.

청호대교의 낮.

청호대교의 밤.

그래도 그냥 가긴 아쉬워서 또 다른 생선구이 집인 88생선구이로 향했다. 줄이 없어 바로 먹을 줄 알았더니 여긴 아예 번호표를 나눠줬다. 서서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점이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해야 하나.

자리에 앉아 주문한 메뉴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생선구이모듬. 1인분에 1만원인 생선구이모듬은 꽁치를 비롯한 5~6가지의 생선이 토막으로 조금씩 나왔다.

생선구이모듬 2인분.

일단 한 번 올리고도 더 남아있다.

꼭 고기를 구워먹는 기분.

맛있게 익으면 먹는다.

눈 앞의 불판 위에서 익어가는 생선들은 마치 고기를 굽는 듯한 기대감을 주었다. 생선이 익으면서 내는 노릇한 냄새도 식욕을 자극시켜 구워서 나오는 생선구이 집과는 맛의 출발점이 달라 보였다. 그 상태에서 약간씩 다른 맛을 내는 생선들을 맛보니 맛있을 수 밖엔.

생선구이 집은 속초의 중심 거리인 로데오거리와 채 100여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라 밥을 먹고 로데오거리를 걸어보는 것도 괜찮다. 처음 가본 이 길에 두 가지가 눈에 들어왔는데 하나는 뉴욕의 월스트리트에서 볼 수 있는 황소가 이 곳에도 떡하니 자리하고 있다는 점과 거리의 신호등이 입간판 속에 들어가 있어 거리가 깔끔해 보인다는 점이다. 안전운행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갯배 선착장에서 100m 정도 떨어진 로데오거리. 신호등이 독특하다.

로데오거리의 황소상.

밤이 되니 더 화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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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