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오세아니아2010. 5. 10. 10:58
스피드 보트를 타고 들어간 산호섬의 바다.

그 동안의 여행은 항상 자유여행이었다. 단 한 번 패키지로 여행을 떠난 적이 있긴 했는데 그마저도 반나절 만에 가이드에게 더 같이 못다니겠다고 얘기하고 마음대로 돌아다녔을 만큼 묶여서 다니는 패키지 여행은 맞질 않았다.

올 초 떠났던 태국 여행은 달랐다. 혼자 혹은 가족 간의 여행이 아니라 회사에서 떠나는 단체여행이었다. 인원이 많지 않아 자유여행을 고려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나이대가 제각각 인지라 여러 사람 입맛에 맞추기가 쉽지 않아 패키지로 신청을 했다. 패키지로 신청하고 나니 맘은 편했다. 더 이상 여행지에 대한 고민이나 교통 편으로 머리를 싸매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준비시간을 한결 편안하게 해줬다.

그렇게 3박5일간의 흔한 방콕, 파타야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코스는 뻔하다. 한 번쯤 방콕 여행을 고려해 본 사람들이라면 뻔히 알고 있는 패키지 코스라 거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패키지 여행의 단점이기도 한데 어딜 가나 한국 사람들이 다 가는 코스라 해외여행을 간 건지 국내여행을 하고 있는 건지 도저히 구분되지 않을 만큼 가는 곳만 가는 일정이었다.

롱비치가든호텔의 수영장.

옆으로 보이던 호텔.

아무런 고민거리 없이 항공편에 올라 파타야 우타파오 공항에 도착했다. 시골 공항 같은 곳이라 한참을 기다린 끝에 입국수속을 하고 나올 수 있었지만 가이드가 공항에 마중 나와 있어 쓸데없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 편하긴 했다. 역시 패키지는 이런 맛있듯 싶었다.

그 기분은 얼마 가지 못해 깨어졌다. 예약이 되어 있던 파타야의 롱비치가든호텔에 도착했는데 트윈룸이 없다는 것이다. 당연히 예약할 때부터 트윈룸으로 했으니 당연히 있는 방일 줄 알았는데 더블룸에서 자라고 하니 어이가 없었다. 대부분 일행은 남자들인데 예약한 입장에서 난처한 상황이 벌어진 셈이었다. 자정이 넘은 시간에 호텔 로비에 서서 한 시간을 넘게 가이드, 직원들과 실갱이를 벌인 끝에 방 두 개씩 달린 로열스위트룸을 내주는 걸로 얘기를 끝내고 겨우 들어가 쉴 수 있었다.

다음 날부터는 순탄한 여행이었다.

스피드 보트를 타러 바다로 이동.

타고 내리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판다.

직접 탔던 스피드 보트.

아침에 일어나 파타야 여행에서 빠지지 않는 산호섬으로 이동했다. 스피드 보트를 타고 20분 가량을 이동해 도착한 산호섬은 깨끗하고 넓다는 설명과는 달리 여행객들로 붐비는 시장통 같은 해수욕장이었다. 한여름 파라솔로 가득한 동해안 같은 분위기랄까. 뭐 해수욕장을 오기 위해 온 것은 아니었지만 도착해서 선택관광이었던 제트스키를 타지 않았더라면 멍하니 3시간 가량을 보내지 않았을까 싶었다.

산호섬 해변에는 먹을 거리과 상점들이 많다.

주로 이런 기념품을 판다.

바로 요리해 주는 해산물.

백사장 끝에서 만난 강아지. 눈을 뜬 건지 감은 건지 모르겠다.

남은 시간 맥주 한 잔으로 시간을 때우다 스피드 보트를 타고 나와 바다 중간쯤에 있는 바지선에 내려 페러 세일링을 탔다. 역시 선택관광인지라 탈까 말까 망설이다 여기까지 와서 안타면 아쉬울 듯해 타게 되었다. 한번 타는데 가격은 20불. 하늘 위에 한참을 떠 있는데다 예전에 사고 소식도 들은 적이 있어 타기 전까지 맘 졸였는데 그다지 무섭거나 위험하지는 않았다. 그러면서 손에는 엄청난 힘이 들어갔던지 중간쯤 되니 팔이 아프긴 했다.

다시 산호섬을 출발.

페러 세일링을 하는 바지선에 내렸다.

몸에다 걸면 바로 하늘로 뜬다.

뜰 때만 살짝 무섭고 그 뒤론 아무런 느낌이 없다.

내려올 땐 이렇게.

패키지에 있는 선택관광이라 가격이 비싼 듯 했는데 30초 간격으로 한 명씩 타고 있는 걸 보고 있는 수익이 괜찮다는 게 대충 봐도 느껴졌다. 물론 조금씩 나눠 먹겠지만 그래도 다른 것보단 수익률은 좋을 듯 싶었다. 여행은 여행이니 이런 저런 고민 없이 그냥 타고 싶은 거 즐겨야 하는데 계산하고 있는 모습이 우스웠다.

다시 스피드 보트를 타고 섬을 벗어났다. 호텔로 돌아가서 물에 빠진 모습을 수습할 수 있는 시간인데다 쓸데없는 다음 일정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니 마음만은 편했다. 이러다 패키지 여행에 빠지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호텔 수영장에서 졸던 고양이. 사람은 신경도 쓰지 않고 깊은 잠에 빠졌다.

나가면서 살짝 만졌더니 눈을 부릅뜨고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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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