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아프리카2010. 5. 19. 09:59
구엘공원 정문에 있는 타일조각 장식.

구엘 공원으로 가는 길은 꽤나 힘든 길이었다. 지하철을 타고 가장 가까운Vallcarca역에 내렸더니 가파른 오르막길이 눈에 들어왔다. 춥지 않은 겨울이긴 했지만 올라가는 도중에 덥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 조그만 상점에 들러 물도 마실 겸 쉬었다 올라가야만 했다. 그래도 이쪽으로 올라가는 길은 중간에 에스컬레이터가 있어 덜 힘든 편.

길의 끝 지점부터 다시 이어진 조그만 산책로를 따라가면 구엘 공원의 독특한 옥상과 마주하게 된다.

Vallcarca역에 내려 구엘공원으로 올라가는 길.

경사가 심해지는 곳부터 에스컬레이트를 이용.

구엘 공원은 바르셀로나 북서쪽에 위치한 페라다 산의 남쪽 비탈에 자리하고 있는 곳으로 1984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지금은 이름처럼 바르셀로나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공원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원래 이 곳은 처음부터 공원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구엘 공원은 부자들을 위한 고급 전원주택 단지로 만들어진 것으로 Park의 의미는 지금 우리나라 아파트 이름에 붙인 아이파크나 센트럴파크의 파크와 같은 의미였던 셈이다. 처음 계획을 했을 당시에 60개의 주택 구역 중 단 2곳밖에 팔리지 않아 사업계획이 흐지부지 되었고 만들다 만 구엘 공원은 진짜 공원이 되었다.

구엘공원의 입구. 다주실과 옥상까지 보인다.

공원부지의 땅은 활용 가치가 떨어지는 자갈투성이의 산에 불과했다. 처음부터 지형이 울퉁불퉁한 장소에 만들어진데다 통행하기로 어려운 곳에 만들다 보니 만만찮은 비용이 들 수도 있는 곳임에도 가우디는 오히려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가우디가 만든 세 개의 다리 중 하나.

투박한 느낌이 드는 기둥들은 나무가 땅에서 솟아 나온 듯하다.

불규칙적인 마른 돌맹이들을 활용하여 구엘공원에 있는 세 개의 다리를 만들었다. 이 다리들은 깔끔하고 정돈된 다리가 아니라 자연적인 느낌과 인공적인 낌이 조화를 이루는 다리라 할 수 있다.

전원주택단지의 시장 역할을 하는 용도로 지어진 다주실은 전통적인 느낌이 나는 기둥 90개가 빽빽히 들어서 있다. 기둥 속으로 들어가 있으면 신비로움이 한층 더해지는 공간인데 날씨가 오락가락 했던 지라 비가 오면 비를 피하게 좋은 곳이었다..

다주실에 있는 90개의 기둥은 전통적인 방식.

옥상 또는 광장으로 불리는 곳은 공원의 맨 위에 자리한 곳으로 뱀이 기어가는 듯한 꼬불꼬불하게 이어진 벤치가 타일조각과 유리조각으로 장식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많이 알려진 구엘공원의 모습들은 대부분 이 옥상의 모습으로 생각하면 될 정도다.

옥상에 서 있으면 바르셀로나 시내의 모습과 지중해까지 보이는데 찾아갔던 날은 날씨가 좋지 않아 보이는 곳은 제한적이었다.

옥상에 있는 꼬불꼬불한 벤치. 타일장식과 유리장식으로 만들어졌다.

타일조각과 유리조각은 옥상 뿐 아니라 다주실 앞의 도룡농 분수에서도 볼 수 있다. 도룡농 분수가 위치한 곳은 구엘공원의 입구 계단이라 공원을 지키는 수호신 역할을 하는 분수인 셈이다. 원래 도룡농의 입으로 물줄기가 나왔어야 하나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듯 도룡농 입은 잠잠하게 멈춰 있었다.

다주실 앞의 도룡농.

구엘 공원 입구의 건물 두 채에서도 비슷한 타일조각이 사용 되었다. 하나는 경비실, 하나는 봉사관으로 지어진 건물인데 매우 좁아 귀여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 두 채의 건물이 있는 담에도 구엘이라는 글씨가 타일로 모자이크 되어 있는데 거리들과 조화를 이루어져 괜찮았다.

구엘공원 정면에 있는 건물. 탑이 인상적이다.

구엘 공원은 전반적으로 가우디의 초기 건축물인데다 완성되지 못한 이유 때문인지 계획했던 의도와 전체적인 흐름을 읽어내기는 어려운 건물인 듯 했다.

구엘공원의 벽면에 붙어 있는 구엘 타일조각.

길을 따라 계속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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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