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하루2010. 6. 20. 22:05
맛이 조화로운 갈비찜.

라궁은 투숙하는 동안 저녁식사와 아침식사가 제공된다. 호텔 대신 라궁을 선택한 이유 중의 하나가 식사 때문이기도 했다. 한정식으로 차려지는 저녁식사와 깔끔하게 맛볼 수 있는 아침식사는 호텔의 뷔페와 달리 우리 입맛에 맞는 메뉴였기 때문에 약간의 비용 차이도 감수할 만한 이유로도 설명되었다.

전통한옥호텔 라궁
  • 2010/06/18 일본 료칸 못지않은 전통한옥 라궁 이용기

  • 라궁의 식사 역시 일본의 료칸과 닮은 면이 있다. 료칸을 찾는 이유 중의 하나도 지역의 특색에 맞춰진 맛있는 가이세키 요리를 맛볼 수 있기 때문. 말고기나 와규, 회 등 정성스레 나오는 가이세키 요리를 보고 있으면 숙박비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게 료칸이다.

    다른 곳도 아닌 전통한옥 호텔 라궁이니 료칸에 비교 할만큼은 아니어도 한국의 맛을 자랑할만한 메뉴들로 차려진 식사 정도는 기대가 되었다.

    한옥 구조의 천장과 한지로 만든 등.

    테이블 수는 많지 않다.

    라궁의 식사는 방이 아닌 관리동 2층에 위치한 한식당에서 제공된다. 한식당은 투숙객만을 위한 공간으로 저녁과 아침시간에는 식사가 제공되고 그 외 시간에는 투숙객을 위한 카페로 운영되고 있다. 객실 수가 많지 않으니 테이블도 많지 않아 아담한 공간으로 자리에 앉으면 창 밖으로 라궁의 마당과 숙재헌이 내려다 보여 높지 않은 곳임에도 좋은 전망을 가지고 있는 곳이었다.

    식사는 별도의 시간을 예약하지 않아도 되고 정해진 시간 안에만 찾아가면 석식과 조식이 바로 제공되어 시간을 활용하는 측면에서는 편했다. 저녁에 온천을 즐길 계획이 있다면 식사 전에 반드시 온천물을 틀어놓고 오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아침식사 또한 그냥 일어나는 대로 가면 식사를 할 수 있어 나름 편리하긴 했다.  

    기본적으로 세팅된 테이블.

    당일 석식 메뉴와 다음날 조식 메뉴가 나와 있다.

    자리에 앉으니 그날 제공되는 석식 코스와 다음날 나오는 조식 메뉴가 메뉴판에 나란히 적혀 있었다. 식사는 그때그때 다른 메뉴로 바뀐다고 하니 어떤 메뉴가 나올지 기대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제일 먼저 나온 메뉴는 샐러드와 흑임자죽. 샐러드는 원래 양상추 샐러드가 나오는 걸로 메뉴에 안내되어 있었는데 새우와 연근이 들어있는 샐러드로 대체되었다. 맛은 무난했다. 흑임자죽은 간이 많이 되어 있지 않아 먹기 부드러워 좋았다.

    샐러드.

    맛있게 먹은 흑임자죽.

    다음에 나온 메뉴는 모든 전. 코스를 먹을 땐 기름진 메뉴를 미리 먹으면 배가 빨리 불러와 피하려고 싶은데도 맛있게 보여 참을 수 없었다. 김치전, 깻잎전, 감자전 3종이 나왔는데 속에 고기가 들어 있던 깻잎전이 가장 맛있었다.  

    3종이 나온 모듬전.

    가장 맛있었던 깻잎전.

    그 뒤로 밑반찬과 밥, 미역국과 함께 장어구이가 차례대로 나왔다. 장어구이는 맛있기는 했으나 기대했던 만큼은 아니었다. 메뉴를 보면 장어구이와 갈비찜이 가장 중요한 메뉴인데 장어구이는 마트에서 사서 조리한 장어의 맛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 맛이었다. 조리되는 양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신경을 덜 쓴 게 아닐까 싶었다. 그래도 나쁘지는 않은 맛이었으니 만족스러웠다.

    반찬과 같이 나온 장어구이.

    여러가지 밑반찬.

    메인으로 나온 갈비찜은 기대 이상의 맛이었다. 특제 육수로 만들어 고기의 비린 맛은 나지 않으며 적절히  짭조름하고 달콤한 맛이 조화를 이뤄 갈비찜의 맛을 한층 더 살려주는 듯 했다. 갈비 또한 야들야들한 부분과 알맞게 질긴 부분이 섞어 씹는 맛도 제법 좋았다. 최근에 맛본 갈비찜 중에서는 가장 괜찮은 편.

    흠잡을 때 없던 갈비찜.

    식사를 마친 다음에는 후식으로 수정과가 나왔다.

    다음 날 먹은 조식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접시 가득 밥과 북어국, 계란 프라이와 김, 몇 가지 반찬들이 올려져 나왔다. 북어국은 북어가 가득 들어 해장하기 딱 좋은 맛이었다. 오히려 전날 술을 안 먹은 게 아쉬울 정도로 입맛을 돌게 했다. 계란 프라이는 뜻밖에 실망이 큰 맛이었다. 별 것 아닌 데도 미리 조리한 듯 식은데다 기름 맛만이 강하게 남아 먹다 말았다. 그것 외엔 조식으로는 모두 맛있는 식사였다.

    라궁은 한식당 외에 별도의 부대시설이 없어 식사를 마치고 나면 딱히 할 만한 게 없다. 부대시설보다 좋은 곳이 있으니 나란히 붙어있는 신라 밀레니엄 파크다. 라궁 투숙객에게는 VIP패스가 있어 신라 밀레니엄 파크를 숙박일 앞뒤 언제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후원을 따라 이어진 별도의 전용통로가 있어 시간이 될 때 그냥 들락거리면 되니 식사를 마치고 신라 밀레니엄 파크를 이용하는 것도 라궁에서 시간을 보내기 위한 좋은 방법이다.

    한식당 창 밖으로 보이는 숙재헌.

    깔끔하게 나오는 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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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