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2010. 10. 7. 11:01
아오모리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네부타.

아오모리 하면 사과가 먼저 떠오르지만 이에 못지않게 아오모리에서 유명한 것이 있다면 바로 네부타 마츠리다. 매년 8월1일~7일에 열리는 네부타 마츠리는 일본의 3대 축제로 불릴 만큼 큰 규모를 자랑한다. 네부타 마츠리를 보기 위해 아오모리를 찾는 관광객이 아오모리시 인구의 10배가 넘는 350만명이라고 하니 그 규모를 대충 짐작할 수 있다.

네부타 마츠리가 열리는 8월에 아오모리를 찾았다면 일정을 맞춰서라도 마츠리를 봤겠지만 아쉽게도 아오모리를 찾은 건 9월이었으니 마츠리는 꿈도 못 꾸는 일. 대신 축제의 열기를 간접적으로 나마 느낄 수 있도록 조성한 네부타노 사토를 찾았다.

네부타노 사토는 아오모리 도심을 벗어나 교외에 만들어 둔 곳으로 축제 때 사용하는 대형 네부타들이 전시되어 있는 곳이다.



 
네부타노 사토로 들어가는 길.


아침식사를 마친 다음 차량을 빌려 핫코다 골드라인으로 불리는 103번 국도를 따라 20여분쯤 이동하니 네부타노 사토가 보였다. 이 핫코다 골드라인에 대해서는 다시 얘기할 일이 있겠지만 아오모리 시내에서 핫코다산과 토와다호수를 연결해주는 도로로 아오모리 시내 구간에는 맛집이 몰려 있는 길이다. 아마 다음 글에서 여러 번 등장하게 되는 곳이라 소개만 하고 넘어간다.

네부타노 사토 안의 풍경.

네부타노 사토는 도호쿠 신칸센 철길 아래에 자리하고 있었다. 신칸센 공사가 시작되기 전에는 자연경관으로 멋있다는 말이 나올 만큼 주변의 나무들과 개울들이 아름다워 보이는 자리였는데 머리 위 신칸센 철길은 좀 뜬금없어 보였다. 철길을 뒤로 하고 울창한 숲 길을 따라 네부타노 사토를 향해 걸어 올라갔다. 
 


익숙한 캐릭터 네부타.

네부타는 철사로 뼈대를 만든 다음 종이를 붙여 그림을 그려 넣고 그 안에 등불을 밝힌 거대한 조형물을 말한다. 종이에 그려진 그림이 네부타의 핵심으로 신화, 민담, 역사 등을 소재로 해 장수의 얼굴을 만화처럼 그려 넣게 된다. 장수의 얼굴을 이용해 귀신과 액운을 내쫓기 위한 목적이었는데 축제로 발전하게 된 것.

네부타가 전시되어 있는 네부타회관 입구.






네부타 마츠리에 사용되었던 네부타와 네부타의 골격.

네부타노 사토에 전시된 네부타는 마츠리 때 모두 사용되었던 것들이다.

마츠리 때 사용하는 네부타는 흥을 돋우기 위해 큰 규모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높이가 3~4m 정도 크기로 철사와 1,000개의 전구, 발전기를 모두 연결하면 1톤 정도의 무게가 나가게 된다. 이를 밀기 위해 성인 20명 정도가 필요하게 되는 셈이다. 제작 인원도 15명이 석 달 동안 공을 들여 만들어야 하며, 비용도 보통 500만엔 전후가 든다고 한다.

어두운 네부타회관으로 들어가면 대형 네부타를 마주하게 된다. 10여개 정도 늘어서 있는 네부타는 인상 깊지만 아무래도 서 있는 네부타다 보니 마츠리에서 느끼는 것과는 정적인 느낌이 강했다. 사진으로만 담아가는 전시관 같은 분위기랄까. 뭔가 아쉽다고 싶을 때쯤 네부타 마츠리에서 연주되는 전통악기의 소리가 네부타회관에 울렸다.



네부타노 사토에서 열리는 히키테와 하네토 체험.

네부타노 사토에서 네부타 마츠리를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인 것. 먼저 마츠리에서 사용되는 음악들을 하나하나 전통 악기로 소개하면서 연주해 관람객들을 끌어 모았다. 연주가 끝나고 관람객 수가 어느 정도되니 관람객들에게 마츠리 음악에 맞춰 직접 네부타를 밀어볼 수 있도록 했다. 그 다음에는 마츠리 때 “랏세 랏세 랏세라”라는 소리에 맞춰 추는 춤을 알려두고 음악에 맞춰 둥글게 모여 춤을 추는 시간을 가졌다. 관람객들의 웃음 소리가 끊이지 않던 순간이었다.

가능하면 네부타 마츠리를 직접 보는 것이 좋겠지만 네부타노 사토에서 마츠리를 즐겨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인 듯 했다. 오히려 가까이서 체험을 통해 네부타 마츠리에 대한 아오모리 사람들의 자부심도 느낄 수도 있었으니 또 하나의 추억을 쌓기 좋은 곳이었다.




네부타회관 안쪽에 있는 산책로.

네부타노 사토 http://www.nebutanosato.co.jp/
체험시간 10:00(4월21일~11월30일), 11:00, 13:00, 15:00
휴관일 1월1일~1월중순, 8월13일, 12월21일~31일
관람료 63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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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