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2010. 10. 11. 19:35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타다오가 설계한 국제예술센터 아오모리.

네부타노 사토에서 나와 국제예술센터 아오모리로 향했다. 국제예술센터는 꼭 둘러봐야 할 곳은 아니었지만 네부타노 사토와의 거리가 가까운데다 핫코타산 쪽으로 가는 길에 있어 지나가면서 들러 보기로 했다.

국제예술센터 아오모리는 세계적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보이지 않는 건축”으로 유명한 건축물이다. 주위의 환경을 살리고 원래 있던 지형 그대로를 남겨, 건물을 자연에 매몰시키는 컨셉으로 지어졌다. 쉽게 말하면 자연을 훼손시키지 않고 건물을 자연 사이에 내려놓은 셈.

아오모리 공립대학과 나란히 붙어 있는 국제예술센터는 눈에 띄는 공립대학 건물과는 달리 숲 속에 파묻혀 있어 쉽사리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벽면에 붙어 있는 국제예술센터 아오모리 이름을 찾기 전에는 입구 조차 어디 있는지 헤매고 다녀야 했다. 벽면 글씨를 보고도 건물이 보이지 않아 지도와 다시 비교했을 정도.


자연을 거의 훼손하지 않고 지은 입구.

국제예술센터로 들어가는 입구는 숲 사이에 산책길을 만들고 그 위에 나무로 지붕을 덮어 두었다. 비가 오면 비를 다 맞는 형태의 쓸데없는 지붕 같았는데 안으로 들어가니 엇갈린 그림자들 때문인지 묘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그래도 비오면 쓸모는 없겠다.

그 길이 끝나는 지점부터는 자연 그대로의 산책길이 이어졌다. 길 옆으로는 몇 개의 야외 작품들이 있어 국제예술센터로 들어가는 길임을 짐작할 수 있게 해 두었다.


국제예술센터로 가는 길에 있는 야외 작품들.

드디어 나타난 국제예술센터 아오모리. 여러 개의 건물 가운데 옥외스테이지가 있는 전시동 건물이 먼저 보였다. 전시동은 갤러리 두 곳과 라운지, 미술도서관으로 사용되는 건물이었다. 전시행사가 없었던 탓인지 갤러리 두 곳은 비어 있었고 라운지와 미술도서관은 닫혀 있었다. 야외스테이지 또한 별다른 행사가 없는 지라 사람마저 없어 적막함이 감돌았다.






옥외스테이지와 갤러리가 있는 전시동.

전시동을 가로 질러 창작동과 숙박동으로 향했다. 창작동과 숙박동은 비슷한 형태로 지어졌는데 계곡 사이에 놓여진 다리와 같은 형태로 지어졌다. 지도로 보면 꼭 다리 모양인데 폭을 넓게 해 다리 한쪽을 창작동과 숙박동으로 활용했다. 이 곳은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어 입구까지만 볼 수 있었다.


다리를 활용한 창작동.

창작동, 숙박동 같은 건물 구성을 보면 짐작이 되겠지만 국제예술센터 아오모리는 예술가들의 레지던스 공간이다. 연 2회 세계 각지의 예술가들이 이 곳에 체제하면서 작품활동을 하고 전시를 하는 형태로 매년 봄과 가을에 개최하고 있다. 아오모리의 예술가들과 국제 예술가들이 함께 작품 활동을 하고, 지역 주민은 창작 과정을 지켜보고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하여 예술에 친숙해지도록 하는 것이 국제예술센터의 목적이다.

아오모리의 아름다운 자연 환경 속에서 이뤄지는 작품활동이니 절로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싶었다. 그냥 이런 시설이 부러울 뿐.




국제예술센터 옆의 교회.

국제예술센터 아오모리를 나와 오던 중에 봤던 특이한 교회 하나로 향했다. 빠른 속도로 지나쳐 오는 바람에 그냥 지나쳐 버린 곳이었는데, 사진이라고 찍고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국제예술센터에서 나와 교회로 되돌아갔다. 교회 이름은 핫코다 가든 채플 성 패드릭 교회. 이름이 무척 길다.^^;

교회 출입문이 열려 있어 주차장 안으로 들어갔다. 예상했던 대로 주차장에는 다른 차가 하나도 보이질 않았다. 넓은 주차장에 홀로 있으니 못 오는 곳을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넓은 교회 앞마당.

차에서 내려서 본 교회는 유럽이나 미국의 시골 교회처럼 독특한 외관을 가지고 있었다. 아오모리의 자연과 어울리는 모습을 지녔다고나 할까. 교회 안의 모습은 어떨까 싶어 들어가보려고 했으니 문이 잠겨 더는 볼 수 없었다. 옆으로는 교회에 딸려 있는 듯한 사택이 하나 더 있었으나 역시 볼 순 없었다. 혹 사람이나 있으면 얘기라도 해볼까 했는데 아쉬웠다.

다음 날에도 이 교회 앞을 지나갔는데 아예 교회의 바깥 문도 굳게 닫혀 있었다. 썰렁한 주차장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오면서 폐쇄적인 공간처럼 다가왔다.

국제예술센터 아오모리 http://www.acac-aomori.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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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