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2010. 10. 13. 17:50
300년 전 에도시대 때 문을 연 스카유온천.

스카유온천을 가기 위해 다시 103번 국도에 올랐다. 아오모리 시내에서 쭉 이어진 길을 따라 계속 직진해서 가는 만큼 길을 헤맬 염려는 없었다. 오히려 산으로 올라선 뒤론 갈림길마저 없어 단조로운 산길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산길이 시작되던 곳에는 모야힐즈 스키장이 보였다. 스키장이 개장 시즌이었더면 그냥 지나치지는 않았을텐데 눈은커녕 단풍도 지지 않은 상태니 아쉬울 것도 없었다.



전망대에서 바라 본 아오모리.

모야힐즈 스키장에서 조금 더 가니 아오모리시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 하나가 나왔다. 차들이 많이 서 있지는 않아 그냥 지나칠까 하다가 쉬었다 갈 겸해서 차를 세웠다. 전망대라는 글씨는 차를 세우고 나서야 발견했다. 좁은 산길을 주행하다 마주하는 공간이라 그런지 전망대보단 쉬기 위해 내리는 사람들이 더 많은 듯한 장소였다.

전망대에서 내려본 풍경은 그렇게 뛰어나진 않은 편. 올라오던 길에 가려져 번잡한 시내 쪽은 보이지 않았고 산 아래 조용한 전원마을의 풍경이 눈에 들어오는 정도였다. 어느 정도 올라온 탓인지 산 아래와 달리 싸늘한 기운이 감돌아 “높은 곳”임을 느낄 수 있었다.




로프웨이로 가는 길에 만난 평원지대.

다시 출발. 평원 지대를 지나 핫코다 로프웨이에 도착했다. 핫코다 로프웨이는 핫코다산의 정상까지 올라가면서 아름다운 핫코다산의 자연을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연히 로프웨이를 타야겠지만 매표소 앞에서 가격을 보고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다. 왕복하는 가격이 무려 1,800엔. 2명이니 대충 계산을 해봐도 5만원이 넘었다. 이럴 땐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결정해야 하는데 로프웨이를 타는 사람이 단 한 명도 보이질 않았다.

가을, 겨울 풍경이 아름다운 핫코다 로프웨이.

직원 분은 옆에서 계속 타보라고 얘기를 하는데, 사는 것을 보류하고 매표소 앞의 사진을 구경했다. 다행스러운 일인지 사진을 보니 단풍이 들기 전 풍경은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았다. 가을의 단풍과 겨울철 눈이 쌓인 풍경은 좋았는데 말이다. 과감하게 로프웨이 타는 것은 건너 뛰기로 했다. 이후에 몇 번 후회를 하지 않은 건 아니었으나 이미 지난 일인걸.

핫코다 로프웨이에 따르면 이 곳의 단풍은 10월10일 전후가 절정이라고 한다. 겨울에는 눈이 쌓인 풍경을 볼 수 있으니 가을, 겨울이라면 타는 것이 좋다.^^;

핫코다 로프웨이를 나와 조금 더 가니 드디어 스카유온천이 나왔다.


스카유온천의 외부 모습.

스카유온천은 300년전 에도시대에 개업한 산속의 온천으로 노송나무로 만든 큰 욕탕인 센넨부로가 유명한 곳이다. 이곳 욕탕의 크기는 80평으로 동시에 1,000명까지 한 번에 온천을 즐길 수 있는 규모를 지니고 있다. 일본 전역의 온천 중에서도 온천의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인정받아 피부를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찾는 사람이 많은 편. 이 때문에 1954년 일본의 국민보양온천지 1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국민보양온천지로 지정된 온천이 100개도 되지 않으니 쉽게 비교된다.


스카유온천의 여탕 내부. 여기서부턴 촬영금지.

입욕권 자판기. 첫 번째 줄이 혼탕인 센넨부로. 두 번째 줄은 남여탕.

다만 스카유온천의 센넨부로는 혼탕이다. 온천 입구에 “보면 안됩니다”라는 유의사항을 적어놓은 것을 보면 호기심 많은 분들이 자주 오는 장소가 아닐까 싶었다. 그 분들의 눈 돌아가는 모습이 훤히 연상되면서도 한 편으론 시선을 어디다 둬야 할지도 참 난감해 보였다.

혼탕에서의 예의도 있으니 눈을 감고 유황냄새에 빠지는 게 오히려 편하지 않을까 싶었다. 아니면, 혼탕을 꺼리는 분들을 위한 아주 작은 남탕과 여탕도 있으니 그곳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

면이 가장 맛있어요.



좋은 재료로 만든 소바.


스카유온천에 딸려 있는 소바 집, 오니멘앙.

온천에 들어가기 전에 스카유온천에 딸려 있는 소바 집인 오니멘앙을 찾았다. 핫코다 지역은 깨끗한 물과 메밀을 기본 재료로 하여 전통방식으로 면을 뽑아낸 소바가 유명하니 맛보지 않을 수 없었다. 거기에 하얀 곤약을 곁들여 먹으면 잘 어울리는 한 쌍이 된다. 곤약에 올려진 생강소스가 입맛에 맞지는 않았지만 소바 국물에 씻어 먹으니 금새 배가 불러왔다. 면이라면 달려드는 아이도 무척 좋아했다. 짠맛이 강한 국물은 많이 마시지 않았는데도 물을 계속 찾아야 했던 것은 흠이긴 하다.

배도 부르겠다. 온천탕에 몸도 담그고 있으니 휴식이 따로 없는 여행이다.

핫코다 로프웨이 http://www.hakkoda-ropeway.jp/
이용료 1,800엔(왕복), 1,150엔(편도)

스카유온천 http://www.sukayu.jp/
이용료 센넨부로 600엔(여성전용 오전 8~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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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