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하루/맛집2010. 11. 17. 10:08
눈금 있는 물병이 인상적인 필라멘트.

가끔 브런치를 먹으러 토요일에 홍대를 찾는다. 음식이나 서비스가 좋아서 찜 해둔 곳이 있긴 한데 매번 같은 곳만 가기도 그래서 새로운 카페를 찾아 나섰다.

서교동 쪽 골목을 두 바퀴쯤 돌고 나서 가게 앞 브런치 메뉴 그림이 인상적이었던 필라멘트로 들어갔다. 과학 시간에 배웠던가? 필라멘트는 전구 가운데에 들어있는 금속선을 말하는 용어다. 카페 이름으로 적당하지 않은 듯 보였지만 브런치 먹는데 이름이 중요한 것은 아니니깐.

카페 안은 비교적 한적한 편이었다. 사실 이 카페 앞을 종종 지나다녔지만 그렇게 사람이 많은 적을 본 적이 거의 없었다.



밖을 내다볼 수 있는 창가쪽 자리.

입구 쪽에는 쿠션이 놓여진 자리가 있어 살짝 드는 햇볕을 맞으면서 글을 쓰거나 책을 읽거나 작업을 하기 좋아 보였다. 안쪽 공간은 가운데 필라멘트로 만든 조명이 포인트였다. 여러 개로 만든 필라멘트 조명은 공간 전체를 포근하게 감싸주는 느낌이 들도록 비추고 있었다.

한쪽 벽에는 와인 스토리지가 자리하고 있고 그 옆에는 시멘트 벽을 바라보면서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있어 뭔가에 집중하기 좋은 공간이었다. 반대 편에 있는 책장에서 만화책을 꺼내 읽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를 듯싶었다.




안쪽은 필라멘트 조명이 은은하게 들어온다.

이런저런 포스팅이 붙어 있는 게시판.

자리에 앉고 나서 시선이 간 곳은 메뉴판이 아닌 물병. 눈금이 있는 물병이었는데 괜히 마신 물의 양이 어느 정도 되는지 눈금을 계속 들여다보게 되었다. 물의 양을 조절하는 건 음식 만들 때 빼곤 사실 그다지 필요는 없는데 있으니 신경 쓰인다.

메뉴판에는 커피, 와인, 간단한 음식들과 음료들이 있었는데 브런치를 먹기 위해 찾은 거였으니 다른 메뉴에는 그다지 눈이 가진 않았다. 주문한 메뉴는 소시지베이컨세트와 와플세트. 가격은 주변에 있는 브런치 메뉴보다 1~2천원 가량 비싼 편인 13,000원이었다.





브런치 메뉴인 스시지베이컨세트와 와플세트.

아이에겐 아이스크림을 주는 센스도 잊지 않았다.

대신 양은 푸짐했다. 소시지, 베이컨, 와플도 큼직하게 나왔고 스크램블에그와 샐러드도 배가 부를만큼 많은 양이 나왔다.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웠는데 맛도 괜찮았다. 전체적으로는 그럭저럭 먹을 만한 편.

하지만 나온 메뉴들을 거의 비울 무렵, 집었던 모닝빵은 완전 실패작이었다. 꼭 대량으로 만들어 파는 모닝빵을 사온 듯 푸석하고 딱딱했다. 어지간하면 음식을 남기지 않는데 한입 물고 더 이상 입으로 넣긴 힘들었으니 전체적으로 맛은 그다지 추천할 만큼은 아니었다.

분위기 못지 않게 맘에 든 건 서비스. 아이가 같이 있어 그런지 아이스크림 하나를 더 주었다. 패밀리 레스토랑이 아닌 홍대 카페에서 이런 센스를 발휘해주는 곳은 여기가 유일했으니 인정해 줄만한 곳이다.

조용한 분위기를 즐기면서 음료 한 잔 마시기 좋은 카페가 아닐까 싶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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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