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2010. 11. 18. 08:47
아오모리 시내에서 눈에 띄는 아스팜.

마지막 날 아침, 아오니 온천에서부터 서둘러야 했다. 돌아가는 항공편 시간보다 더 급했던 것이 렌터카 반납이었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머리를 써서 일정을 잡은 것이었는데 예상보다 아오모리역까지의 거리가 제법 멀어 미리 식사 전에 짐을 꾸리고, 식사를 끝내자마자 출발해야만 했다.

그 바쁜 와중에도 아오모리 시내의 마트에 들러 사과주스 한 박스도 사서 실었으니 짧은 시간 동안 하고 싶은 건 다 하고 돌아다닌 셈이다.

그렇게 아오모리역까지 서둘러 도착하고나니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마음뿐 아니었다. 렌터카를 반납하고 몇 시간 동안 캐리어는 어떻게 할까 고민이 되었는데 렌터카 사무실에서 맡아주겠다고 해 몸까지 가벼워졌다.

이제 원래 계획했던 대로 아스팜만 둘러보면 아오모리 여행이 마무리 되는 일정이었다. 일부러 아스팜을 마지막까지 남겨둔 이유는 이런저런 선물을 마지막에 사서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었다.


앞 뒤에서 본 아스팜.

아스팜의 정확한 명칭은 “아오모리현 관광물산관”으로 영문 명칭에서 앞 글자를 딴 것이 바로 ASPM이다. 건물 모양이 워낙 특이해 아오모리 시내 어디서나 쉽게 눈에 들어오는데 외관은 아오모리와 아오모리를 상징하는 사과의 영어 표기가 A로 시작하는 것에 착안하여 설계된 것이라고 한다.

공간 활용 측면에서는 좋아 보이지 않았는데 워낙 깔끔한 외관을 하고 있어 아오모리의 랜드마크라 불려도 손색없어 보였다.

이 건물에는 아오모리 지역의 향토음식과 토산품 등을 전시, 판매하고 있는 매장을 비롯해 360도 파노라마 영상관, 아오모리 시내를 볼 수 있는 전망대, 레스토랑까지 갖춰져 있어 즐길 거리, 볼거리가 많다고 할 수 있다. 이름처럼 관광객들을 위한 곳이라고나 할까.

아스팜 앞에 있던 전기차는 충전중이다.


볼거리는 1, 2층에 모두 있다.

안으로 들어서니 1층에는 아오모리 향토음식과 토산품을 팔고 있어 나중에 보기로 하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으로 먼저 올라갔다.

2층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아오모리 지역 관광지를 소개하는 360도 입체 파노라마 영상관. 스크린이 360로 여러 개 놓여있어 관광지들을 한 눈에 보기 좋다고 하는데 일본어로만 나오는데다 다른 분들의 사진을 통해 어떤 곳인지 봐서 굳이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600엔이나 하는 입장료도 부담스러운 편.


아오모리 캐릭터.

360도 입체 파노라마 영상관 입구.

대신 그 옆에 있는 전망대로 쓰이는 듯한 곳으로 들어갔다. 아스팜 13층에도 유료 전망대가 있긴 한데 원래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 편이라 2층의 딱 트인 유리창으로 보이는 모습도 나쁘지 않았다. 13층 전망대와의 차이가 있다면 베이 브릿지를 내려다 볼 수는 없다는 점이다. 이 곳엔 여행객보다는 할아버지 몇 분만이 의자에 앉아 신문이나 책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는 듯 했다.

2층에 마련되어 있는 휴식 공간.

창밖을 내다보면 아오모리 앞 바다가 보인다.


창가 반대쪽에 전시되어 있는 토산품.

12월이면 아오모리까지 신칸센이 들어온다.

옆의 전시공간에는 아오모리의 상징인 네부타와 160명이 함께 작업해서 만들었다고 하는 아오모리 관광 지도 직물을 볼 수 있다. 직물을 배우는 아주머니들이 한쪽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어 전시공간이라고 하긴 그렇고 문화센터 분위기가 나는 곳이었다.


네부타와 직물로 만든 관광 지도.

에스컬레이터가 있는 곳에 붙어 있던 귀여운 현수막.

다시 1층으로 내려가 아오모리 향토음식과 토산품을 파는 매장을 둘러 보았다. 아오모리의 특산품인 사과와 가리비 외에도 이곳에서 생산되는 특산물로 가공한 제품들이 여러 형태로 판매되고 있었다. 다른 곳보다 확실히 종류는 많아 선물을 고르기는 좋았으나 마트에서 똑같은 제품을 사는 것보다 많이 비싼 편이었다. 아무래도 패키지 코스에 있는 곳이다 보니 더 비싸게 받지 않나 싶었다. 차라리 모르고 왔으면 모를까 몇몇 품목의 가격을 아는 상태에선 사려니 고민스러웠다.

살까 말까 고민하면서 옆에서 팔고 있는 애플파이 맛을 봤다. 워낙 작아 한 번 먹으면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모를 만한 사이즈였는데 여행의 끝물이라 현금이 바닥나 더 이상 먹기도 어려웠다. 맛은 괜찮은 편. 하긴 아오모리 사과로 만든 거 치고 맛없는 건 별로 없었다.

잠깐 쉬는 동안 맛본 애플파이.

언뜻 이런 생각이 드니 좀 아깝긴 해도 매장에서 비싸다고 안 사면 더 후회가 될 것 같았다. 마트에서 구입하지 않았던 사과 쨈 하나를 결국 구입하고 나서야 아스팜을 나왔다. 돌아와서 맛있게 먹었으니 아무런 후회도 남지 않았다.

참고로 13층 전망대와 파노라마 360도 파노라마 영상관을 같이 보는 A티켓은 800엔이다. 따로 구입하는 것보다 200엔 싸며 이 티켓으로 자판기에서 100엔짜리 음료수까지 먹을 수 있으니 이용하려면 A티켓이 나을 수 있다.


토산품 매장에서 판매되는 것들은 마트에 비해 비싼 편. 종류가 많아 구입하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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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