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오세아니아2010. 12. 3. 10:21
빙하에서 나온 바위 입자 때문에 독특한 색을 지녔다.

캠퍼밴 여행의 큰 장점 중 하나는 뭐니 뭐니 해도 마음에 드는 풍경이 보이면 바로 내려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아침식사나 저녁식사는 대부분 캠핑장에서 해결 했으니 그렇다 쳐도 점심식사 만은 길을 가다 괜찮은 곳이 있으면 그곳이 주방이 되고 레스토랑이 되어 준다.

그 때문인지 뉴질랜드를 여행 하는 동안 먹었던 점심은 하루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 그 중 처음 캠퍼밴에서 점심식사를 했던 푸카키 호수에서의 한 때는 아마 캠퍼밴에서 먹은 점심식사의 백미가 아니었나 싶다.


길에서 한참 벗어나 있던 피크닉 에리어.

오전을 테카포에서 보내고 마운트 쿡으로 이동을 하던 중 길 너머로 짙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빛깔의 호수가 눈에 들어왔다. 이건 분명히 사진 포인트라고, 잠깐 차를 세우고 호수를 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찰나에 피크닉 에리어 표시가 보였다.

워낙 작게 표시되어 있는데다 바로 옆에 피크닉 테이블이 보이지 않아 멈칫했는데 비포장 길을 100m가량 따라가니 피크닉 테이블이 자리하고 있었다. 길에서는 안 보이는 위치였는데 호수를 바라보면서 식사를 하기엔 최적의 거리와 조건을 갖춘 자리였다. 피크닉 에리어에도 등급이 있다면 별 다섯 개는 주고 싶은 장소.





푸카키호는 색이 아름다웠다.

푸카키 호수의 색에 눈이 멀어 있는 상태인지라 차에서 내려 호수로 먼저 향했다. 이건 그 동안 익히 알고 있던 호수의 색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는 빙하에서 나온 극도의 미세한 바위 입자 때문에 띠는 푸카키 호수만의 고유한 색이라고 한다.

차로 돌아가 가스불을 켜고 식사 준비를 했다. 점심을 푸짐하게 차려 먹은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있는 금방 한 따뜻한 밥과 반찬을 꺼내 피크닉 테이블에 올려 놓으면 바로 근사한 식사 자리가 펼쳐지니 맛있는 메뉴가 아니어도 감동적인 식사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사람이 없어 점심식사 후에도 한참 머물렀다.

식사를 하는 동안에 캠퍼밴 한 대가 날카로운 시선으로 이 곳을 찾아 들어오더니 한참이나 떨어진 테이블을 찾아 이동했다. 그걸로 이 곳에서 본 사람은 끝이었다.

식사 후에도 푸카키 호수에서 한참을 벗어나지 못했다. 호숫가가 조그만 돌들로 이뤄져 있어 돌아다니긴 쉽지 않았는데 그 불편한 길을 신나게 거닐었다. 따스한 햇살과 맑은 호수까지 있으니 뭘 찍어도 아름다웠다.





보통 푸카키호를 보는 포인트. 피크닉 에리어와는 또 다른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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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