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오세아니아2010. 12. 20. 09:08
린디스 패스만 지나면 와나카다.

여행 초반부터 캠퍼밴에서 예상치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밥이나 피자를 데워 먹어야 하는 전자렌지가 작동되지 않았던 것이다. 가스렌지가 있어 당장 지내는데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여행 초반의 기분이 일그러지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스러웠다.

한참 차 안에서 짜증난 기분으로 있다가 처음 캠퍼밴을 빌렸을 때 받았던 몇 장의 종이들이 떠올랐다. 그 중에 한 장이 뉴질랜드 내에 있는 마우이 사의 서비스센터 목록이었던 것.

다행히도 캠퍼밴을 빌린 마우이는 캠퍼밴 회사 중에서도 큰 편이라 여러 곳에 서비스센터를 갖추고 있었다. 캠퍼밴은 일반 렌터카가 아니기 때문에 차 사고가 나는 것 외에도 이런 일이 종종 생긴다고 해 여행 전부터 신경 쓰였는데 그 경험을 여행 초반에 한 셈이다.




황량한 길에 차도 드문드문 지나간다.

여행 경로상에서 가장 가까운 센터는 와나카에 자리하고 있었다. 뉴질랜드 땅에서 200여Km는 먼 거리가 아니었지만 여유로운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던 것에 감안한다면 상당한 거리였다. 게다가 이날 코스는 뉴질랜드 여행에서 제법 괜찮은 드라이브 코스였으니 빠른 속도로 그냥 지나치기엔 아쉬운 길이기도 했다.



쭈글쭈글 이어지는 산.

그래도 해지기 전까지 가야 제대로 점검 받을 수 있을 듯해 맘에 든 린디스 패스,  앞에서만 차에서 내려 잠깐씩 구경을 하고 지나쳤다. 찰나의 시간 동안 사진에 담아보려고 무척 애를 썼는데 잠깐 동안 길에서 보는 풍경은 아쉬움 그 자체였다. 감동이 밀려 오기 전에 떠나는 기분 같다고나 할까.

서둘러 도착한 와나카 서비스센터는 뜻밖에 해당 주소에 없었다. 주소 근처 상점에 들러 서비스센터를 찾았더니 해당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 사람을 불러 주었다. 잠깐 기다리면 사람이 올 거라나.


와나카 TOP10 홀리데이파크.

잠시 후 맥가이버 역할을 한 리처드 딘 앤더슨을 닮은 분이 나타났다. 그런 사람을 기다리는 중이라 그렇게 보였던 것뿐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도 어렵지 않게 수리를 뚝딱 해결했다. 그리곤 근처의 TOP10 홀리데이 파크로 캠퍼밴을 이동시킨 다음 이상유무를 확인하고 나서야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수리 때문에 선택할 틈도 없이 들어온 이 홀리데이 파크는 무척 맘에 들었다. 뜨거운 물도 무료인데다 시설도 깨끗했다. 가격도 다른 홀리데이 파크에 비하면 약간 비싼 정도였지만 편의시설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일정이 조금 빨리 지긴 했지만 편한 곳을 찾아 쉴 수 있었으니 그걸로 만족스러웠다.



홀리데이파크와 나란히 하고 있는 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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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