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오세아니아2010. 12. 27. 12:37
뉴질랜드에서 4번째로 큰 와나카호.

와나카를 계획했던 것보다 일찍 왔으니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대신 여유로운 시간이 생겼다. 느긋하게 아침식사를 하고 주변에 뭐가 있는지 책도 한번 훑어보고 한참을 운전석에 앉아 허우적거리다가 체크아웃 시간이 되어서야 길을 나섰다.

와나카라는 도시는 와나카호의 남쪽 끝자리에 자리한 곳으로 작은 휴양도시다. 지리적으로 마운트 쿡과 어스파이어링 국립공원, 퀸즈타운을 잇는 가운데에 자리하고 있어 오가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와나카라는 이름의 뜻이 마오리 추장 아나카가 있는 곳이라는 의미라니 옛날부터 사람이 살기 좋았던 곳이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마저 들었다.





호수 너머에는 눈 쌓인 산들이 병풍처럼 서 있다.

어쨌거나 와나카에 왔으니 와나카호를 보지 않고 갈 수는 없었다. 전날 홀리데이 파크로 오는 길에 보이던 호숫가 풍경이 아름다워 아드모어 스트리트에 차를 세웠다. 사람이 많이 사는 곳이라 그런지 호숫가 또한 깔끔하게 정비된 느낌이었다. 구역이 나눠진 주차장과 산책로는 다른 호숫가에서 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와나카호는 뉴질랜드에서 4번째로 큰 호수다. 호수의 규모가 크니 당연히 반대쪽 끝은 보이지 않았다. 호수의 맨 끝에는 눈을 덮어 쓰고 있는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 쌓여 있어 호수의 끝임을 짐작하게 해주었다. 대신 파도처럼 밀려오던 다른 호수와 달리 잔잔한 물살이 발끝을 서성거리는 게 인상적이었다. 물도 무척 맑아 속이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는데 바닥 사진을 찍었더니 물이 없는 자갈 사진을 찍은 것처럼 깨끗했다.


잔잔한 호수는 투명해 속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호수를 벗어나 근처 상점가로 자리를 옮겼다. 와나카의 상점거리는 크지 않은 편이었는데 크라이스트 처치를 벗어난 이후에 가장 큰 상점거리였던 지라 부족한 음료와 간식거리를 보충했다. 오랜만에 아메리카노 한잔도 맛볼 수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와이너리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는 리폰 빈야드 와이너리.

와나카를 떠나는 길에 리폰 빈야드 와이너리를 들러보았다. 아침부터 와이너리를 찾는 게 부담스러워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가 와인 테이스팅은 하지 않고 호수가에 있는 포도밭만을 구경하기로 하고 와이너리에 들어갔다.

리폰 빈야드 와이너리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와이너리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는 곳인데 의외로 찾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도로에서 포도밭을 따라 한참 들어가는 동안 차들은 한 대도 볼 수 없어 와니너리를 찾았다는 것보다 비포장 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는 듯했다. 와나카 호수가 내려 보이는 언덕에 자리한 포도밭은 그 풍경 자체가 일품이었다. 눈 덮힌 산과 그 아래 포도밭이라니 어딘지 모를 어색함이 느껴졌다.



포도밭을 지나야 테이스팅 할 수 있는 건물이 나온다.

스팸 댓글이 늘어 로그인 한 사용자만 댓글을 허용하였습니다. 티스토리 아이디가 없으시면 방명록에 남겨주세요.^^
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