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아프리카/영국2011. 3. 15. 08:00
타워브릿지를 안보면 런던 여행이 아니다.

대한항공을 타고 런던에 도착하는 시간은 오후 5시 무렵이다. 공항을 벗어나는 메트로를 타고 호텔에서 체크인을 하면 어느새 어둠이 내려 깔리기 시작하는 시간이 된다. 그냥 호텔에서 쉬어도 될만한 시간이 되지만 짧은 여행일정의 첫날을 보내기엔 아쉬움이 생긴다. 하지만 밤에 갈만한 곳은 그다지 많이 떠오르지 않았다. 런던의 상징과 같은 타워브리지의 야경을 보던가 아니면 호텔 앞만 나서면 마주치는 퍼브에 들어가 맥주를 한잔 하던가.

저녁 무렵, 런던에는 비가 내렸다. 이번 여행에는 우산도 가져오지 않았는데 머리 속에 그려놓은 런던에서의 첫날밤이 일그러지는 듯 했다. 사진을 통해 그렇게 많이 봐오던 타워브리지의 야경을 보는 것. 게다가 첫날 아무런 일정이 없는 여유 있는 유일한 날이기에 도저히 그것을 포기할 수 없어 비싼 우산을 하나 집어 들었다.

밤낮을 안가리고 여행객들이 붐비는 곳.

야경 또한 일품인 타워브릿지.

타워브리지는 메트로 타워힐역에서 가장 가까웠다. 타워힐역은 런던탑 바로 앞에 있는 역이다. 역을 빠져 나오자마자 마주치는 것이 런던탑의 야경. 약간 높은 곳에 위치한 타워힐역은 런던탑의 전체 모습이 내려다보이는 탁 트인 역이었다. 역 앞에서 런던탑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도로 지하를 건너 런던탑을 따라 돌다 보면 어느새 타워브리지가 눈에 들어온다. 런던탑의 야경이 은은하게 넓은 건물들을 잘 비춰주고 있다면 타워브리지의 야경은 밝고 강했다. 어디서 보더라도 타워브리지가 중심이 되어 방향을 잡아주는 것 같은 그런 모습이었다. 사람들 또한 많았다. 늦은 시간임에도 야경을 보러 나온 여행객들로 붐볐다. 다리 아래로 지나가는 유람선 위에도 적지 않은 여행객이 다리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낮에 보면 다리 선이 유독 강해 보인다.

템스강을 유유히 돌아다니는 유람선.

다리를 건너 템스강 남쪽을 따라 밝은 핑크 빛의 런던 브리지까지 걸었다. 강 가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맥주라도 한 잔 하면 더 멋진 분위기가 나올 만도 했다. 다만 8월말이었는데도 저녁 바람이 쌀쌀해서 반팔티와는 어울리지 않아 그만 들어가는 것으로 런던의 첫날을 마무리 했다.

다음날 다시 타워브리지로 나왔다. 런던탑을 구경하기 위해 나왔지만 한낮의 타워브리지도 보고 싶었다. 밤의 타워브리지가 주목을 끄는 야경을 뽐낸다면 낮은 푸른 하늘과 조화를 이루었다. 황토빛 템스강과 다리 위를 가득 채운 여행객들까지 하나의 그림 속 풍경 같이 잘 어우러졌다. 이 곳이 바로 런던이었고 나는 런던에 와 있었다.

황토색을 띄고 있던 템스강.

타워브릿지가 보이는 레스토랑으로 들렀다. 아쉽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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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