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아프리카/영국2011. 3. 22. 08:00
왕궁에서 처형장까지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런던탑.

타워힐역을 나오면 제일 먼저 마주치는 모습은 뜻밖에도 런던탑이었다. 런던탑이라고 해서 높게 세워진 뽀족한 모습을 상상했는데 오히려 성에 가까운 모습이라고 봐야 조금 더 가까운 표현이다. 실제로 런던탑은 17세기 초까지만 해도 일반적인 왕궁으로 활용되던 곳이었다고 한다. 다만 템스강에서 바라볼 때 탑처럼 보인다고 해서 그냥 이름만 런던탑으로 불리고 있었다. Tower of London을 런던탑이라고 우리식으로 생각해서 더 그런지 모를 일이다.

런던탑의 입구는 역에서 나와 호수를 끼고 한참을 돌아야만 했다. 보통 성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것처럼 접근을 어렵게 했다고 할까, 하나의 요새 같은 모습이었다.

런던탑 정문 앞에는 템스강을 바라보는 사람들로 가득. 

이른 아침부터 성을 찾아서인지 입장 시간 전에 도착을 한 탓에 30여분을 기다려야 했다. 이번 여행 내내 너무 일찍 나서서 손해를 본 게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나름대로 많이 돌아보기 위해 일찍 나선 것인데 오픈 시간은 항상 예상과는 달랐다. 런던탑을 찾아온 이날도 일정을 후회해야 했다. 30분은 템스강이 바라보이는 강가 벤치에 앉아 일광욕을 즐겼다.

런던탑에서 오래된 탑의 건축물 하나하나 둘러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만 했다. 처음에는 멋모르고 문 하나하나 다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넓었다. 나름대로 볼만한 곳은 세 곳 정도다.

처음 런던탑을 들어갈 때 입구에서 방문객을 맞이하는 위병들. 버킹검의 위병들이 절도 있는 모습이라면 런던탑의 위병들은 친절한 옆집 아저씨와 같은 포근한 인상을 풍기고 있어 옆에서 사진을 꼭 찍어야겠다는 맘을 가지게 만들었다. 입장권을 받으랴 사진 촬영 해주랴 아주 바쁜 와중에도 인상 한번 쓰지 않았다. 런던탑의 기념품샵에 가면 입구에 있는 위병과 같은 16세기 위병들의 복장을 그대로 입은 곰 캐릭터도 반갑게 방문객을 맞고 있었다.

런던탑의 가운데에 있는 화이트타워.

화이트타워 안의 복도.

화이트타워 안의 작은 예배당.

템스강이 내려다 보이는 타워에 올라가는 것도 괜찮았다. 런던탑 입구를 들어가서 오른쪽 성벽을 끼고 다니면 템스강을 내려다 볼 수 있는 타워에 올라갈 수 있다. 탑에서 바라보는 템스강은 바로 코 앞에 있다고 하기는 그렇지만 가까운 곳에서 템스강과 타워브릿지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어서 보기 좋았다. 다만 강변의 나무들이 시야를 조금 가려서 탁 트여있는 것은 아니었다.

마지막 볼거리는 화이트 타워와 주웰 하우스. 화이트타워는 런던탑의 중앙에 있는 건물이기도 하고 런던탑 내에서도 가장 볼거리가 많은 곳이었다. 당시에 사용하던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데다 오래된 성당인 세인트 존 성당도 있었다. 성당 건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인지 좁은 공간이 독특했다. 주웰 하우스는 왕의 대관식 때 사용하는 보물들이 보관되어 있다. 다른 전시물은 여유 있게 볼 수 있는데 진품이 있는 곳은 무빙워크로 만들어져 뚫어지게 못보도록 해두었다.

타워힐에서 바라 본 런던탑의 낮과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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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