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포드 사운드로 오는 길 내내 걱정했던 것은 밀포드 사운드에 홀리데이 파크가 없을 것이란 막연한 걱정 때문이었다. 오는 길에 마주친 홀리데이 파크는 모두 정상적인 시설이 아니었던 만큼 그 이상의 시설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아예 주차도 할 수 없는 곳이어서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생길까 신경이 쓰였던 것이다.
가지고 다닌 뉴질랜드 책에는 밀포드 사운드에 단 하나의 숙소가 있다고 나와 있었다. 밀포드 사운드 로지라는 곳인데 일반적인 숙박시설 정도는 아니지만 여행객들을 위한 저렴한 숙소로 소개되었다. 로지는 뉴질랜드에서 흔한 숙박시설로 B&B 같은 수준부터 호화시설을 갖춘 로지까지 다양한 편. 밀포드 사운드 로지가 있다고는 하지만 유일한 숙박시설인데 예약도 하지 않고 가는 만큼 방이 없을 것이란 걱정 또한 털어낼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전화번호도 있었는데 마음 편하게 전화 문의를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 편리한 세상에 쉬운 방법을 놔두고 뭐 하는 것인지.
어쨌거나 밀포드 로드를 지나 밀포드 사운드 로지에 다다랐다. 뜻밖에도 밀포드 사운드 로지를 보는 순간 모든 걱정들이 사라졌다. 순식간에 마음이 놓인다고 할까. 길에서 보기에도 캠퍼밴들이 몇 대 서 있는 것이 일단 홀리데이 파크는 있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물어보니 자리가 충분했다.
지정된 자리에 차를 세우고 전원을 연결하고 저녁식사를 하러 로지 안으로 다시 들렀다. 로지는 밖에서 본 것보다 안쪽으로 넓게 자리하고 있어 주방은 사람들로 무척 북적거렸다. 뉴질랜드에서 숙박한 곳 중에서 이렇게 사람들로 넘쳐나 시장통 같은 분위기는 처음이었다. 이 많은 사람들은 언제 이 곳에 왔던 건지. 큼직한 주방시설에 히터까지 틀어놓은 따뜻한 샤워실에 뭐하나 부족한 것 없는 로지였다.
다음 날 아침, 식사를 끝내고 밀포드 사운드를 오가는 유람선 티켓도 이 곳에서 편하게 구입할 수 있었다. 많은 유람선 중 일정이나 비용 등을 감안해 선택할 수 있었던 만큼, 티켓 종류가 많았으니 정말 편리했다. 유람선 뿐만 아니다. 이 곳에서 즐길 수 있는 다른 엑티비티들도 예약이 가능해 시간이나 비용, 관심사에 따라 밀포트 사운드를 즐기면 된다.
밀포드 사운드를 유람선으로 다 둘러보고 나갈 시간에 관광버스들이 여행객을 싣고 몰려 들어왔다. 사람들도 많지 않고 한적한 분위기에서 밀포드 사운드를 구경하고 싶다면 밀포드 사운드 로지에서 숙박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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