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2011. 7. 5. 20:35
일본에서 흔하게 보이는 코코이찌방야.
 

지난 번 여행 때 미련이 많이 남았던 교토를 6개월만에 다시 방문했다. 간사이 지역 여행을 여러 차례 갔지만 교토만 쏙 빼놓고 다녔었는데, 6개월 전 처음 교토를 온 뒤에 교토의 매력에 쏙 빠진 이유가 컸다. 게다가 그때는 무척 더울 때라 마음껏 돌아다니지도 못해서 더 미련이 남은 것도 없지는 않다.

이번 여행은 교토만을 보기 위해 찾은 것은 아니었지만 알찬 일정을 위해 오사카 간사이공항에서 교토까지 하루카를 타고 한 번에 오는 방법을 선택했다. 특급인 하루카를 간사이패스를 이용해 움직이는 방법은 시간 절약은 물론, 비용 측면에서도 알찬 방법이었다.

이번 여행의 숙소는 고죠 카라스마역에 자리한 토요코인. 움직이기 좋은 지역은 아니지만 교토역에서 무리하면 걸어갈 수 있는 정도의 위치라 가격까지 따진다면 투정을 부릴 곳은 아니었다. 딱 한가지 불편한 점이 바로 주변에 식사할 곳이 마땅찮았다는 점이다.




숙소에 가방을 두고 저녁을 먹으러 역 주변을 다시 어슬렁거렸는데 고죠역이 있는 사거리 주변으로 일식을 파는 식당 두세 곳과 맥도날드, 코코이찌방야 정도가 모두였다. 주변 거리가 한산해 눈에 보이는 편의점 수가 식당 수보다 더 많아 보이는 곳이었으니 식사를 하지 않았다면 딱히 선택의 여지가 없는 듯 했다.

그렇다고 맥도날드를 가고 싶진 않았고 일본 가정식 요리를 파는 식당 앞에서 메뉴 모형을 보고 잠깐 고민하다가 그냥 코코이찌방야를 선택. 코코이찌방야는 일본에 1천개 넘는 점포를 가진 대형 카레 프랜차이즈 업체지만 일본에 와서 한 번도 먹어본 적은 없었다. 오히려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한 번 이용했던 적은 있었으니 망설여질 수밖에 없없다.




코코이찌방야의 장점은 밥 양이나 카레의 매운 맛을 본인이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게 다른 카레전문점과의 가장 큰 차이다. 아이가 함께 있으니 하나는 무난한 로스까스 카레를 주문하고 하나는 기간한정메뉴로 팔고 있는 바삭바삭치킨 스프 카레를 주문했다. 손님이 아무도 없던 늦은 시간에 찾아서 음식은 금방 나왔다.



로스가스는 기본 메뉴답게 큰 무리가 없었다. 사진 모양과 똑같았다. 워낙 단순한 메뉴라 사진과 다르게 나올 수도 없어 보이는 메뉴겠지만. 속에 든 고기가 두툼해 맛있다라고 할 수는 없는 정도지만 그럭저럭 먹을만 했다. 기본적으로 배를 채우기에도 좋은 메뉴라고나 할까.


반면에 바삭바삭치킨 스프 카레는 완전 실패작이었다. 사진 속에는 재료가 듬뿍 올라가 먹음직스러워 보였는데 실제 나온 건 건더기들이 모두 그릇 아래에 숨어 바삭바삭한 치킨은 찾을 수가 없었다. 사진이랑 이렇게 다른 메뉴는 처음 보는 것만 같았다. 보통 이 정도의 실패는 흔치 않은데 당한 느낌이었다.

카레가 일본에선 워낙 흔하게 먹는 메뉴라 기대를 하고 먹은 것이었는데 실망스러웠다. 분명 예전에 먹을 때는 그래도 제법 맛있게 먹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기억이 아니었다 싶었다. 그래도 무난하게 먹기 좋다는 점. 밥 양이나 매운 맛을 고를 수 있는 선택의 다양성만은 조금이라도 괜찮지 않나 싶다. 그것도 카레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맞는 말이겠지만.

어쨌거나 교토 여행의 첫날은 이렇게 밥 한번으로 끝나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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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