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오세아니아2012. 3. 22. 07:00
6가지 종류의 스페이츠 맥주를 마셔볼 수 있는 기회.

볼드윈 스트리트를 떠날 무렵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던 비는 더니든 시내에 들어서자 많은 양의 비로 바뀌었다. 캠퍼밴 여행이다 보니 밖으로 돌아다닐 일이 많지 않아 우산을 하나만 준비했는데 이동할 일이 막막해졌다.

그렇다고 여행 막바지인데 우산을 사기도 뭐해서 더니든에서 할만한 것들을 찾다가 스페이츠 맥주공장 투어를 하기로 결정했다. 맥주를 좋아하다 보니 계획했던 일정에는 있었지만 시간이 안되면 그냥 칠 정도로만 생각했다가 졸지에 맥주 맛을 보는 기회를 얻은 셈이었다.

스페이츠 맥주공장의 외부.

스페이츠 맥주공장은 시내 중심이 자리하고 있었다. 다르게 말하자면 큰 캠퍼밴을 세워 둘만한 주차공간이 없다는 것이다. 비가 안왔으면 멀리 세워도 될 일인데 비 때문에 가까운 곳을 찾으니 더 어려웠다. 그렇게 인근 주차장을 한참이나 배회한 끝에 주차장 한 켠에 캠퍼밴을 승용차 한대 자리에 겨우 구겨 넣을 수 있었다.

맥주공장의 투어는 2시간 간격으로 하루에 6번 있는데 주차를 하고 오니 투어 시간에 딱 맞춰졌다. 아마 이 시간을 놓쳤으면 다른 곳으로 가지 않았을까?


투어는 2시간 간격으로 진행된다.

뉴질랜드는 각 지역에서 생산하는 맥주가 있고 이를 지역 사람들이 소비하는 편이다. 다 맛을 보지 못했지만 더니든의 스페이츠, 티마루의 DB, 웨스트코스트의 몬티스 비어 같은 것들이 이른바 지역 맥주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곳이 바로 스페이츠. 뉴질랜드 남섬에서 마시는 맥주의 60%가 스페이츠이고 런던에서도 맛을 볼 수 있다니 다른 지역 맥주와는 비교가 안 된다.




스페이츠 맥주공장의 역사에 대한 설명.

맥주공장 투어는 스페이츠의 역사부터 시작해 원료, 제조과정들을 견학하는 순서로 이어진다. 공장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 지금의 모습까지 나열된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역사가 그대로 전달되었다. 그 다음 공장 여기저기를 돌며 시설들을 둘러봤다. 이런 건 어느 맥주공장 투어에나 포함되어 있으면서 별차이 없는 만큼 눈요기를 하면서 대충 흘려 들었다.





원료와 제조공장들을 둘러본다.

중요한 건, 맥주 맛을 빨리 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투어코스를 어찌나 잘 짜뒀는지 공장을 정말 제대로 한 바퀴 다 돌고 나서야 테이스팅을 하는 Pub에 들어설 수 있었다.

Pub에서는 현재 생산하고 있는 스페이츠 맥주 중 6가지를 맛볼 수 있게 해주었다. 그것도 30분간 무제한. 하지만 한낮인데다 더니든을 떠날 땐 운전도 해야 하니 마음 놓고 마실 수 있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스페이츠 맥주는 원래 물이 좋은 맥주라 맛은 좋았다. 6가지 모두 특색 있는 맛을 지니고 있어 맛의 차이가 쉽게 느껴졌다.




Pub에서 스페이츠 맥주를 마음껏 맛볼 수 있다.

투어를 마치고 나오면 스페이츠 맥주공장 외벽에 수도꼭지 하나가 있는데 이 물이 스페이츠 맥주에 사용하는 물이다. 비가 오는 탓에 물을 받아가는 사람들을 보지는 못했지만 주변에 사는 사람들이 물을 받아간다고 한다. 물값은 당연히 공짜.

수도꼭지가 있는 곳에서 조금 더 내려가면 직접 운영하는 분위기 좋은 Pub이 있어 밤늦게까지 맥주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 듯싶었다. 구경만 하고 나와야 하는 입장에선 정말 아쉬움이 남게 되는 순간이지만.

스페이츠 맥주의 자랑인 깨끗한 물을 공짜로 받아갈 수 있는 수도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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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