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2009. 9. 7. 10:03
달리 설명할 말이 필요없는 그랜드캐년.

어느덧 헬기는 그랜드캐년의 착륙장을 향해 내려가고 있었다. 착륙장이라고 하기는 대략 위험해 보이는 그랜드캐년의 협곡 사이에 내렸다. 헬기 착륙장이라고 해서 “H” 모양이 그려져 있던 곳은 아니고 그냥 가파른 절벽이었다. 어떻게 이런 곳에 착륙할 수 있는지. 헬기가 내려준 곳은 그랜드캐년의 한쪽 외각지대였다. 눈에 띄는 전망을 가지고 있는 곳은 아니지만 적당히 헬기가 착륙할 수 있는 공간을 가지고 있고 피크닉을 즐길만한 야외 테이블이 마련된 곳이었다. 전경이야 헬기 위에서 즐겼으니 기분이라도 내라는 것일까.





절벽의 높이가 보통이 아니다.

라스베가스에서 출발할 때 함께 날아온 헬기 5대가 모두 내리고 나서 조종사들은 야외 테이블에 간단한 먹을거리와 와인, 맥주와 음료를 준비해줬다. 기분 좋게 한 잔 마시고 바라보는 그랜드캐년의 협곡은 아름다웠다. 음식을 많이 먹자니 돌아가는 길이 순탄치 않을 것 같았고 술을 좀 먹자니 절벽에서 헛디딜까 조마조마 했다.

사진을 몇 컷 찍고 나니 더 이상 할 일은 없었다. 기념품 가게가 있는 곳도 아니고 화장실도 없고 멍하니 헬기 뜨는 시간만 기다려야 했다. 헬기 조종사들은 엉뚱하게 멀찌감치 그랜드캐년의 협곡 가까이로 내려가 있었다. 절벽 끝에서 장난을 치는 모습들이 아찔한 듯 하면서도 꼭 쇼맨쉽을 보이는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뭐 그래야 아무일 없겠지만 말이다.


그랜드캐년에 드문드문 보이는 식물들.


가파른 절벽에 피크닉을 온 것 같다.

한 시간쯤 지났을까. 헬기는 다시 라스베가스를 향해서 출발했다. 헬기 안의 정원이 8명이었는데 돌아가면서 앞자리를 앉을 수 있도록 해줬다. 앞자리는 조종석의 모습도 볼 수 있고 바닥 면이 투명이라 내려다보기에는 가장 좋은 자리였다. 마지막으로 헬기의 앞자리에 앉았는데 이미 내려다보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속이 좋지 않을 때라 썩 달갑지는 않았다. 그래도 다들 앉아보라고 하니 못이기는 척 앉아왔다.

산악지역이라 그런지 해는 금방 떨어졌다. 라스베가스의 휘황찬란한 도심은 아주 멀리서부터 눈에 들어왔다.



타고 온 8인승 헬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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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