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2008. 7. 3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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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프트의 입구, 군데군데 가게 이름이 적혀 있다.

혼자서 술을 마실 일이 생겼다. 술을 마실 일이 생겼다고 하니 조금 이상하다. 혼자서는 그냥 술을 먹는 거다. 혼자서 술 먹기 좋은 곳이 일본만한 곳이 있을까. 마실 곳도 많고 누구 하나 이상하게 쳐다보는 사람도 없다. 아무 곳에나 들어가서 마셔도 되지만 그래도 술 마실 땐 맘편한 곳으로 발길이 가는가 보다.

지유가오카에서는 가본 곳이 많아 술 마실 곳을 찾는데는 어렵지 않지만 한번도 가보지 않을 곳을 찾으려다 보니 동네 구석까지 들어가게 된듯 하다. 소다 카페로 가는 길에서 골목 안쪽으로 들어갔더니 새로운 곳이 몇 군데 보였다. 어느 곳에서도 소개되지 않았던 골목길에 은근히 괜찮은 곳이 눈에 들어왔다.

골목길 정면에 있는 로프트는 3층에 있었고 2층은 조금 다른 분위기의 사케를 파는 "트리베카" 바가 있었다. 처음에는 "바"라고 붙어 있는 2층 분위기를 살피러 갔다가 3층을 바라보니 아주 지저분한,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조금 난잡한 분위기의 술집이 보였다. 군데군데 "Loft"라고 너무 많이 써 있어 오히려 간판 같지 않았다. 주인의 정신세계가 입구에서부터 쉽게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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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에 올려져 있는 피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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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는 각종 피규어와 수집된 물건들로 시선을 가린다.

입구에는 뭘 그렇게 많이 붙여봤는지 어느 것 하나 눈에 들어오는 것이 없었고 내부로 들어가니 어두운 곳에 테이블이란 테이블은 죄다 피규어로 가득 메워져 있었다. 술집인지 박물관인지 정리가 안되어 보이는 듯한 모습이 바로 로프트의 매력인 듯 보였다. 난잡해서 혼자 술을 마시더라도 아무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시선들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혼자서 술마시면서 마음대로 사진 찍고 놀 수 있는 그다지 없다.

배가 불러 맥주 한 잔과 샐러드 하나를 안주로 시켰는데 혼자 먹기에는 많은 양이 나왔다. 샐러드의 생명은 드레싱인데 오묘한 맛의 드레싱이 샐러드의 신선함을 누르고 있었다. 역시 맥주에는 공짜로 나오는 팝콘이 어딜가나 최고인듯 싶다. 다음 번에 좋은 안주를 다시 찾아야 할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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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시킨 연어샐러드, 맥주 안주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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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