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파크의 핵심은 바로 케이블카. 정말 긴 케이블카가 매력적이다.

여행지 중에는 별로 가보고 싶지 않은 곳이 있다. 특별한 볼거리 없는 박물관이나 여행이 아니어도 즐길 수 있는 곳에는 알게 모르게 회피하는 편식 성향을 보이게 된다. 굳이 여행지가 아니어도 충분히 얻을 수 있는 것들에 대한 매력을 못 느끼는 점이 약간의 관심 밖으로 벗어나는 이유다.

홍콩으로 출발하기 전에 들릴 예정이 없던 오션파크도 그렇다. 추천 코스에는 있지만 그냥 흔한 놀이공원이라 썩 내키는 곳이 아니었다. 오션파크는 동남아 최대의 수족관이 있는 놀이공원. 수족관이라 하면 코엑스에도 있고 싱가폴 센토사에서도 구경을 할만큼 해서 썩 구경하고 싶지는 않은데다 놀이공원으로 따진다면 홍콩에 디즈니랜드도 있고 용인에 에버랜드도 있어서 둘러보고 싶지 않은 그냥 그런 식이다. 그렇게 썩 내키지 않은 상태로 오션파크를 갔다. 사실 리펄스베이를 더 가고 싶었는데 혼자 하는 여행이 아니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오션파크에 들어가면 보이는 중국식 정원.

바위를 타고 흘러내리는 물이 시원해 보인다.

살이 포동포동하게 오른 펜더가 도통 움직일 생각을 않는다.

작고 귀여운 팬더 인형.

때마침 오션파크는 할로윈 축제를 하고 있었다. 축제라고 해봐야 조형물들 설치한 것 외에는 기대할만한 볼거리는 없었다. 그냥 오션파크의 지도 한장을 받아서 구석구석 누비고 다녔다.

오션파크의 자랑은 수족관이 아니라 케이블카인 듯 했다. 바다를 가로지르는 케이블카만으로 본전 생각을 조금 가시게 하는 그런 길이와 주변 풍경을 구경시켜 주었다. 오션파크 대신 가고 싶었던 리펄스베이도 케이블카를 타고 가면서 눈으로나마 볼 수 있었다. 그 외에 볼거리가 있다면 홍콩 반환 기념으로 중국에서 기증한 펜더와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길다는 에스컬레이터가 이곳에 있었다. 에스컬레이터는 이미 지겹도록 타서 조금 내려가다 접었지만 그냥 이곳에 있다는 사실만 중요하다.

나비 전시장에 가면 온통 나비들 뿐이다.

동물원에서 만나 홍학.

나름대로 할로윈 분위기를 내기 위해 노력했다.

재미있었던 것은 길가에서 팝콘 팔듯이 오징어를 파는 데 포장지에 “한국식”이라는 한자가 적혀 있었다. 기계도 한국에서 수입을 해왔는지 제조회사가 한글로 적혀 있었다. 여기서 파는 건 약간 덜마른 오징어를 뜨거운 기계로 눌러서 파는 한국에 흔한 그런 오징어였다. 맛도 한국에서 먹는 그 맛이었다. 다만 박스에 담겨진 조리 전 오징어가 썩 좋아 보이진 않았고 기계도 조금 지저분해서 “한국식”이 “지저분하다”는 인상을 줄까 괜히 걱정스러웠다.

전체적으로 본다면 오션파크는 한참 떨어지는 놀이공원이라고 보면 된다. 이미 만든지 20년이 지났다고 하니 조금 이해가 갈만하다. 가족끼리 간다면 그래도 기분 낼만한 곳이 아닌가 싶다.

산을 넘어서 해양공원으로 가는 케이블카. 오션파크에선 꼭 타야한다.

케이블카 아래로 보이는 것은 리펠스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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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