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이 내린 도로는 바닥이 보이지 않았다.

1월4일 새해 첫 출근길에 폭설이 내렸다. 서울에 내린 눈은 100년 만에 내린 기록적인 폭설이라고 한다. 운 좋게도 이날 출근 길에 카메라를 가지고 있어 느릿느릿 움직이는 동안 거리 모습을 찍어뒀다. 기록적인 폭설을 미리 짐작하고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출근길에 눈이 내리는 모습은 그냥 아름다워 보였다. 예상치 않게 많은 눈이 내려 눈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차들을 보게 된 하루였지만 이런 모습 앞으로 못 볼듯해 출근길을 올려본다.

새해 첫 날 마음을 가다듬고 집을 나서는 순간, 눈 내리는 양이 보통이 아니라는 게 짐작됐다. 집에서 나와 30초쯤 운전을 해보니 출근을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으로 다시 들어갈까 하다가 새해 첫 출근인데 몇 시간이 걸려도 출근은 하는 게 맞는 듯해 더 이상 망설임 없이 길을 나섰다.

집을 나와 일산IC를 타야 하는데 이미 일산IC로 가는 길은 이미 멈춰있었다. 서 있는 차들 사이로 차를 돌려 호수로와 연결된 삼성로를 이용했다. 일산IC가 막힌 이유는 올라가는 길이 경사진 길이라 차들이 미끄러워 올라가지 못하는 게 원인. 일산에서 버스를 타고 온 다른 직원은 3시간 넘게 걸렸는데 일산IC에서 제대로 멈춰있었던 셈이었다.

신호등에 설땐 앞차와 간격을 최대한 멀리.

이날 출근길의 가장 가파른 오르막길(?).

행주대교를 넘어 서울로 들어간다.

차를 돌려서 간 삼성로는 간선도로이긴 하지만 이른바 뒷길이다. 길을 알고 있는 주민들 빼고는 잘 이용하지 않는 길이라 주행 흐름이 끊어지지는 않았다. 게다가 거의 경사가 없는 길이라 미끄러지는 일도 없었다. 살짝 있던 오르막에서 잠깐 미끄러졌지만 길을 따라 행주대교를 넘어 올림픽대로까지 큰 문제 없이 천천히 이동할 수 있었다. 차들은 대부분 경사진 길 때문에 이동을 못하는 듯 평지로만 가는 길은 오히려 한산한 편이었다.

일산에서 목동까지 가는 출근길은 딱 20Km 거리다. 보통 출근시간에는 40분 전후로 걸리는 거리인데 이날은 1시간 10분 정도 걸렸다. 심하게 막히는 월요일 수준인데 이날도 월요일인데다 눈을 구경하면서 운전하다 보니 답답한 출근길은 아니었던 셈이다. 다른 사람들의 출근 시간에 비해서는 빨리 도착한 편이라 교통대란도 겪진 않았다.

늑장 제설작업 때문에 눈이 내린 이후 몇 일 동안 많은 말들이 있었지만 100년만의 폭설이니 평생 볼 수 없는 체험을 했다고 생각하고 넘어가면 폭설 맞은 좋은 하루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다.

올림픽대로는 눈 때문에 차선이 두 개 뿐이었다.

청담대교까지 102분이라니. 눈이 쌓여있는데 시간이 나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평상 시 항상 막히던 가양대교 남단. 차들이 거의 없다.

경사진 길을 이동해 진입을 못하니 오히려 한산한 편.

시내도로는 엉망이었다. 가운데 있는 차 2대는 그냥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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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