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2010. 10. 5. 15:42
아오모리역 앞 거리.

아오모리는 해가 빨리 진다. 우리와 같은 시간을 사용하지만 훨씬 동쪽에 있는 곳이니 차이가 확연히 날 수 밖에 없다. 아오모리를 찾은 9월말 무렵에는 일몰 시간이 5시20분쯤이었다. 서울보다 항상 1시간 가량 해가 먼저 뜨고 먼저 진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더 쉽다.

여행 중에 해지는 시간은 중요한 편이다. 일단 어둑어둑해지고 나면 이동하는 일이 쉽지 않은데다 알게 모르게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아서 본능처럼 침대에 드러누워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하나라도 더 보고 싶은 욕심인지라, 여행 중 해가 지고 나면 마음은 더 쓰려온다.

아이가 없다 면이야 가까운 술집에 들러 술 한잔 할 수 있는 시간일 텐데 그러지도 못하니 해가 떠 있는 시간에 일정을 맞추는 방법 외엔 없다.^^

아오모리역 뒤로 보이는 베이브릿지.

아오모리역과 라비나.

저녁 6시35분 한산한 아오모리역 앞 거리.

아오모리 현립미술관을 갔다 왔더니 6시반을 넘은 시간에 아오모리역에 도착했다.

이미 해는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 조차 없었다. 아오모리역 앞은 말 그대로 한밤중. 사람들이 낮에도 많진 않았지만 더 뜸해져 을씨년스러웠고 문을 연 상점들에는 손님들도 많지 않아 파장 분위기에 가까웠다. 무엇보다 낮에 봐뒀던 과일 가게가 문들 닫은 모습을 보니 더 아쉬웠다. 저녁에 돌아와서 아오모리 사과 맛을 보려고 했는데 구경도 못한 셈이다.




아구아 근처에 있던 라멘집. 가리비 라멘이 인상적이나 맛은 별로다.

해가 져서 멀리 돌아다니기는 어려우니 근처 라멘 집에서 저녁을 먹고 라비나와 바닷가를 걷는 산책을 했다.

얼굴이 붉은 애플 앤 크림빵.



일본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비 드 프랑스>.

원했던 식사는 아니었지만 간단하게 식사를 끝낸 다음 아오모리역과 연결된 라비나에 들렀다. 다른 곳을 다 제쳐두고 라비나에 먼저 들린 이유는 1층에 있는 <비 드 프랑스> 빵집에 들리기 위해서였다. 낮에 사 먹었던 “애플 앤 크림빵”이 입맛에 딱 맞아 그냥 지나칠 수 없었기 때문.

일반 빵에 사과를 통째로 집어넣고 사과 이미지를 풍기기 위해 붉게 만든 “애플 앤 크림빵”은 아오모리와 잘 어울리는 빵이었다. 이 외에도 맛있는 빵이 많아 다음 날 간식으로 이것저것 준비했다.

네부타가 그려진 사과쥬스. 4가지 맛 중에서 붉은색 캔이 압권.

수분을 뺀 사과. 푸석하지만 사과 맛을 간직하고 있다.

사과 맛을 그대로 살린 맛있는 사과스낵.

빵을 사고 나와 옆의 아오모리 사과 특산품 상점을 둘러 보았다. 아오모리에 왔으니 사과로 만든 특산품을 선물로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일단 선물을 사기 전에 괜찮아 보이는 것을 먼저 고른 다음 맛을 볼 생각이었다.

사과로 만들 수 있는 모든 것들이 다 있는 듯 보였는데 그 중 네부타 그림이 그려진 사과 쥬스와 급속건조 한 사과, 사과 스낵을 사서 맛보았다. 예상대로 주스는 당연히 맛있었고 사과 스낵도 괜찮았다. 다만 건조된 사과는 기대 이하.


아스팜. 반대쪽 색 조명에 비해선 투박한 편.


베이브릿지와 러브릿지.

라비나를 나와 낮에 들렀던 러브릿지와 해양공원을 다시 걸었다.

낮에도 사람이 많지 않던 이 곳에는 아예 사람이 보이질 않았다. 걸어 다녀도 안전한지 의심이 들만큼 외진 곳 같았다. 게다가 한참 뒤 겨우 처음 발견한 사람이 바닷가 벤치에 홀로 앉아있는 남자라 더 그랬다. 바다를 바라보며 앉아 있는 사람이었는데 꼭 바다 속으로 뛰어내릴 분위기였다.

겨우 진정하고 돌아다녔지만 30여분 있는 동안 본 사람이 열명도 채 되지 않았다. 그래도 일본에서 위험해 보였던 일은 적은지라 베이브릿지에 올라 아오모리 시내의 야경까지는 구경을 마쳤으니 일찍 시작된 밤시간을 유용하게 보낸 편이었다.

베이브릿지 위에서 본 아오모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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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릿느릿느릿